5일 제18호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부산 송도해수욕장은 쓰레기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처참했다.

태풍의 강한 바람에 파도가 백사장과 해변도로를 뛰어넘어 인근 횟집이 밀집된 상가를 그대로 덮쳤다.

이 때문에 횟집 수십 곳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상인들은 물에 흠뻑 젖은 집기를 꺼내고 가게 안에 들어찬 물을 퍼내고 있지만, 어떻게 복구할지 막막한 상태다.

한 상인은 "이번 태풍이 얼마나 셌는지 보도블럭과 해수면 사이에 50∼60m로 펼쳐져 있는 백사장을 훌쩍 넘어 파도가 몰려와 너무 무서웠다"며 "언제 집기를 말리고 정상적으로 영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혀를 내둘렀다.

최근 몇 년간 많은 예산을 들여 새로 단장한 송도해수욕장 부대시설은 태풍 앞에 무방비였다.

백사장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는 대리석이 여기저기 파손됐고, 명물이었던 구름 산책로도 강한 파도에 나무 덱이 부서져 흉물로 변했다.

파도의 힘을 줄이려고 수중에 설치된 수십t짜리 잠제는 백사장까지 떠밀려왔다.

송도해수욕장 해상에 설치한 돌고래 동상은 파도에 떠밀려 해변도로에서 발견됐고, 고래 동상의 머리 부분도 사라진 상태다.

해변도로에는 백사장 모래 수십t이 파도에 밀려와 쌓였고, 해상에서 밀려온 부유물로 쓰레기장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도로는 마치 껍데기가 벗겨진 듯 곳곳에서 아스팔트 덩어리가 나뒹굴었다.

예상보다 피해가 크자 서구청은 전 직원을 소집해 해변도로에 쌓인 모래를 백사장으로 옮기는 등 복구작업에 나서고 있다.

서구청 관계자는 "해수욕장의 원래 모습을 찾으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며 "복구작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win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