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상황 추가하고 기사 전반 재구성, 제목 수정.>>
타워크레인·주차타워 붕괴 잇따라…차량 80여대 하천물 휩쓸려
울산 태화강 범람 위기…한때 홍수 경보 발령

태풍 차바가 북상하면서 제주와 울산을 비롯한 남부 지방 곳곳에서 정전과 건물 피해, 하천 범람 등이 잇따랐다.

정전으로 KTX 일부 열차 운행이 중단되고 13만 가구의 전력 공급이 끊겼으며, 공사장 타워크레인이 쓰러져 1명이 숨지는가 하면 주택 파손 등 피해가 속출했다.

◇ 곳곳 정전 사태…KTX도 운행 중단
5일 태풍 영향으로 경부고속철도와 경부선, 동해남부선 일부 구간에 전기공급이 끊겨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경부고속선 신경주역∼울산역 간 단전으로 신경주역∼부산 간 KTX 상·하행 열차의 운행이 중단됐다.

단전은 울산역 북쪽 부근 철길 위 도로에 설치된 난간이 바람에 날려 전차선 위에 떨어지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KTX 울산역에서 서울로 가는 열차 7편의 운행이 중단됐다.

이날 오전 10시 52분 서울 방향 130호 열차가 울산역에 도착한 뒤 더는 운행을 하지 못했다.

코레일 측은 오후 1시 42분까지 울산역을 거쳐 서울로 가는 모두 7편의 열차를 운행 중단했다.

부산역에서도 경부선(부산∼서울) 상·하행선 열차 17편의 운행이 중단됐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태풍에 의한 정전으로 제주와 경남 등에서 12만9천510가구의 전기공급이 끊겼다.

4일 오후 11시 33분께 제주 서귀포시 하원동에서 강풍을 못 이긴 나무가 전신주를 덮치면서 일대 558가구가 정전됐다가 1시간여 만인 5일 오전 0시 48분께 복구됐다.

해군 제주기지전대에서도 정전이 발생해 주요 시설은 자가발전기를 가동, 임시 복구됐다.

4일 밤부터 5일 아침 사이 서귀포시 법환동·하원동·서홍동·표선면·토평동, 제주시 구좌읍·한경면·조천읍 등 제주에서만 4만9천여 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전 5시 11분께 경남 여수시 안산동 부영5차 아파트를 비롯해 인근 소호동 일대 1천800여 가구에서도 정전이 발생했다.

비슷한 시각 여수시 안산동 부영5차 아파트 770세대에서도 정전이 발생해 오전 6시 20분께 복구가 완료됐다.

거제와 밀양, 통영, 하동, 남해, 창원, 함안 등 경남 7개 시·군 5만2천 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특히 오전 9시 20분께 거제 시내 철탑 전력선이 파손되면서 4만7천 가구에 전력이 끊기는 대규모 정전 사태도 있었다.

밀양 등 다른 6개 지역에서도 약 5천400 가구가 전력 공급을 받지 못해 애를 먹었다.

부산에서도 1만8천246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

영도 전역에서 가장 많은 7천700여 가구가 정전됐고, 강서구 명지동과 사하구 장림동 등지에도 각각 3천여 가구, 1천800가구에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 타워크레인·주차타워 잇따라 '폭삭'
5일 오전 11시 2분께 부산 영도구 고신대 공공기숙사 공사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넘어져 인근 컨테이너를 덮쳤다.

이 사고로 강풍과 비를 피하려고 컨테이너 안에 있던 하청업체 근로자 오모(59)씨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

오전 4시께 제주시 노형동의 한 공사장에서는 타워크레인이 강풍으로 인근 빌라 쪽으로 쓰러져 주민 6가구 8명이 주민센터로 대피했다.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에 있는 국가풍력실증연구단지 풍력발전기 2기 중 1기의 날개도 부러졌다.

제주에서는 초등학교 9개교, 중학교 5개교, 고등학교 11개교, 특수학교 2개교 등 모두 27개교에서 시설물 파손 등 태풍 피해가 발생했다.

제주시 신광초는 운동장의 비가림 시설이 길이 약 15m 정도 파손됐으며, 월랑초는 본관동의 보건실·복도·교무실 등에 물이 샜다.

성산고는 골프연습장 비가림 시설이 반파되고 본관 뒤편 외벽 사이딩 패널과 통로 비가림 패널 등이 떨어져 나갔으며, 제주외고는 옥상 에어컨 실외기가 쓰러지고 울타리가 일부 떨어져 나갔다.

오전 5시 43분께는 여수시 봉산동 한 모텔 주차장에서 덮개 구조물 일부가 파손돼 내려앉으면서 차량 2대가 파손됐다.

여수시 봉산동의 한 주유소에서는 강풍에 주유기가 넘어졌고 대형 간판이 쓰러지면서 공중전화 부스를 덮치기도 했다.

오전 11시 34분께 부산 동구 범일동의 9층짜리 철제 주차타워가 무너져 타워 안팎에 있던 차량 7대가 파손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6시 24분께는 연제구 연산동에 있는 한 주택의 높이 70㎝, 길이 2m짜리 돌담이 강풍에 무너졌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오전 7시 30분께 부산 사하구 다대동에서 주택 옥상에 있는 물탱크가 떨어졌다는 신고가 들어왔고, 오전 8시 8분께 부산 동구 범일동 주택가에서도 물탱크가 추락했다.

오전 7시 28분께 부산 동래구 낙민동에서 바람에 크레인이 흔들린다는 신고가, 8시 4분께 동래구 낙민동에서도 타워크레인에 대한 안전조치가 필요하다는 요청이 들어왔다.

오전 7시 49분∼56분 부산 수영구와 연제구 등지에서 가로수가 강풍에 쓰러졌다는 신고 4건이 잇따라 접수됐고, 비슷한 시각 영도구 동삼동에서는 가건물이 넘어졌다.

◇ 제주·울산, 침수·하천 범람 속출
5일 새벽 제주시 한천이 범람해 인근 주차장에 세워뒀던 차량 80여 대가 하천물에 휩쓸렸고, 산지천 하류도 범람 위기에 놓여 남수각 일대에 긴급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제주시 외도동 월대천도 5일 오전 범람해 주변 가정집과 펜션 등 10여 채가 침수됐다.

월대천 범람으로 주민과 관광객 50여 명이 외도동사무소나 친인척 집으로 대피했다.

한 펜션에는 물이 계속 유입돼 10여 명이 한때 고립됐다 구조됐다.

제주 유수암, 애월, 월산, 조천, 도련 등 정수장 5곳이 정전되면서 단수 사태가 벌어져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일부 하수처리장과 펌프장 등도 정전되거나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제주시 탑동 해안에는 월파 현상이 발생해 차량 운행이 통제됐다.

여수에서도 1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었고 전남 장흥 30㏊, 고흥 5㏊의 농작물 쓰러짐 피해가 발생했다.

국토교통부 낙동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후 1시 20분을 기해 울산 태화강 지역에 홍수경보를 발령했다.

낙동강홍수통제소는 낮 12시 30분 홍수주의보를 발령했다가 수위가 급속히 상승함에 따라 홍수경보로 격상했다 수위가 낮아지면서 주의보로 대체됐다.

(전국종합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k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