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차바'의 북상과 만조 시간이 겹쳐 5일 오전 경남 해안에 접해 있는 시·군의 저지대 곳곳이 침수됐다.

집중호우나 태풍 내습 때 물에 잠기는 상습침수 지역이 이번에 또 피해를 입었다.

태풍 차바 북상 시간이 경남 해안가 만조시간인 오전 10시 50분과 겹쳤다.

상습침수지역인 창원시 진해구 용원동 의창수협 일대는 이때를 전후해 시가지 일대에 물이 빠지지 않아 어른 허리 높이까지 물에 잠겼다.

주변 음식점, 식당, 문구점 등에서 집기나 제품, 식자재가 물에 젖거나 망가져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주민들은 배수펌프장이 제 역할을 못하고 쓰레기 등에 배수구가 막혀 물이 제대로 빠지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용원 주민 배성달(64)씨는 "물이 갑자기 들이쳐 고무통에 집사람을 태워 탈출시켰다"며 "물폭탄을 맞아 모든 게 엉망이다.

인재나 다름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재성(73)씨 역시 "방 안에까지 물이 차 겨울 탈출했다"며 "잊을 만하면 침수 피해를 입는다"고 허탈해했다.

저지대인 용원 일대는 2013년 태풍 산바나 2003년 태풍 매미 등 크고 작은 태풍 때마다 침수가 발생했다.

창원시는 그때마다 배수펌프장을 정비 등 대책을 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달라진 게 거의 없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어시장과 경남대학교 주변 해안도로에서도 바닷물이 차올라 침수됐다.

어시장 일대는 정전까지 발생, 횟집 주인들이 한때 수족관에 전기를 공급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통영시 동호항 일대 동호동, 정량동 일대도 만조시간을 전후로 바닷물이 들이쳐 어른 정강이까지 물에 잠겼다.

(창원연합뉴스) 최병길 이정훈 기자 sea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