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부·조건부 발부' 논란…강형주 "객관성 높이고 유족 배려 차원서 제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5일 서울고법 및 산하 12개 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법원이 고(故) 백남기씨 시신 부검영장을 '조건부 발부'한 것에 '책임회피'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은 "백남기씨의 부검 영장이 유례없이 조건부 형식으로 발부돼 논란이 일고 있다"며 "내용이 명확하지 못한 영장이라 존재 자체가 무효라는 주장도 있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또 "부검영장이 기각된 이후 재청구됐고, 유족들이 부검을 말아 달라는 자료까지 냈는데도 제한부, 조건부로 발부한 건 법원의 책임회피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오신환 의원도 "사법부가 분쟁과 갈등을 조장하는 건 권한과 역할을 포기한 것 아닌가"라고 몰아붙였다.

오 의원은 "영장은 구속력을 지닌 강제처분이다.

협의가 없으면 강제력이 소멸하는가"라고 반문한 뒤 "법원이 전례도 없는 부검영장에 제한을 둬서 이런 논란을 일으키는 것은 스스로 역할을 포기한 사법부의 위기"라고 비판했다.

이에 강형주 서울중앙지법원장은 "정확히 말하면 압수 방법과 절차에 관한 일부 인용, 일부 기각 취지로 이해하면 된다"며 "제한이 들어있기 때문에 제한을 벗어나는 건 기각이라는 취지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논란이 있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지만, 영장 집행의 객관성과 공정성, 투명성을 높이고 유족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그와 같은 제한을 한 것"이라고 답했다.

영장 유효성 논란에 대해선 "영장의 유효기간이 이달 25일까지인 만큼 현 상태에서 영장 유효성에 대해 법원장이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대답했다.

책임회피 논란과 관련해선 "유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게 아니고 집행 여부는 수사기관이 유족과 협의해 적정하게 처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황재하 기자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