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 시공 비용 9억8천만원이지만, 현재 매년 유지·보수비만 9억원"

광화문광장 차도에 아스팔트 깐다…'덜커덩' 돌 포장 제거
광화문광장을 차로 지날 때 비포장길을 달리듯 덜커덩거려 깜짝 놀라는 일이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주변 세종대로에 화강석 포장을 아스팔트 포장으로 바꾼다고 5일 밝혔다.

광화문광장을 조성하며 차도에 돌 포장을 한 이래 7년 4개월만이다.

서울시는 우선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광화문광장 중앙 횡단보도까지 평균 215m 구간을 다음 달 초까지 전면 교체한다.

1단계 공사비는 9억 8천만원이다.

상태가 좋지 않은 구간을 먼저 시작하는 것으로, 이달 말부터 2개 차로씩 교통통제하며 약 2주간에 걸쳐 정비할 계획이다.

나머지 광화문광장 중앙 횡단보도에서 광화문 삼거리까지 340m 구간은 내년 이후에 상태를 봐 가며 손을 본다.

화강석 포장은 보기에는 멋지지만 쉽게 부서지는 바람에 승차감이 좋지 않고 소음이 심한 데다가 보수비도 많이 드는 문제가 있었다.

2009년 6월 설치한 이래 광화문광장 차도 돌 포장을 보수하는 데만 28억원이 들었다.

초기 공사비용 70억원의 40%가 넘는다.

보수 면적도 9천90㎡로, 전체 면적(2만 2천867㎡)의 약 40%다.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보수할 부분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 구간은 노선버스가 하루 평균 최대 3천415대가 다니는 등 무거운 차량 통행이 많아 돌 포장이 적합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서울시는 돌 포장 유지와 돌 포장 전면 재시공, 아스팔트 포장 세 가지 안을 두고 전문가와 버스·택시 운전사, 일반 시민 의견을 다각도로 수렴했다고 말했다.

광화문광장 인근 세종대로는 오세훈 전 시장 재임 시절인 2007년 12월부터 70억원을 들여 돌로 포장해 2009년 6월 1일 개통됐다.

그러나 서울시가 7년 4개월여 만에 '도로' 아스팔트 포장을 하기로 하면서 예산을 고스란히 낭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시 관계자는 이를 두고 "아스팔트를 까는 1단계 공사비는 9억 8천만원이지만, 돌 포장을 그대로 두면 유지·보수 비용만 매년 9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며 "유지 비용이 훨씬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이태수 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