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교육원, 「부산대 선정 이달의 도서」 독서 프로그램 7일부터 시작
‘피로사회’등 5권 선정해 저자‧전문가 특강 및 집단 토론으로 지성 높여

부산대학교가 책 읽는 대학 분위기를 조성하고 학생들의 학문 기초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고전이나 명저를 선정해 저자 및 관련 전문가의 특강과 함께 토론하고 글쓰는 독서 프로그램을 새로 추진한다.

부산대학교(총장 전호환) 교양교육원(원장 김회용·교육학과 교수)은 올 하반기부터 ‘책 읽는 대학’ 분위기 조성과 고전 이해도 및 글쓰기 역량 강화를 통한 기초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학생‧교수‧직원 등 대학의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는「부산대 선정 이달의 도서」독서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4일 밝혔다.

김회용 교양교육원장은 “신임 총장의 교육공약 핵심인 ‘고전 100선 졸업인증제’를 학내 여건과 상황에 맞게 ‘명저 50선 저자되기’ 프로그램으로 변경해 실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그는“부산대 선정 이달의 도서,독서 소모임,독서 토론대회,글쓰기 튜터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며 “「부산대 선정 이달의 도서」 프로그램은 한국사회 전반에 대한 다양한 문제를 자신만의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역량을 키우고, 학생들에게 기억에 남는 독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자기 계발과 지속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 의지를 북돋울 수 있을 것”이라고 도입 취지를 밝혔다.

부산대는 올 하반기의 독서 대 주제를 ‘효원인, 2016 한국사회를 통찰하다’로 내걸고 「부산대 선정 이달의 도서」에 선정된 5권의 책을 오는 연말까지 3개월 간 총 5회에 걸쳐 저자를 포함한 학내 전문가의 특강과 교수‧학생 참가자 토론, 학생 비평문 작성 및 시상 등 형태로 진행할 계획이다.

교양교육원은 인문사회·자연·문화예술 영역에 걸쳐 원내 운영위원회 심사와 온라인 투표 방식을 통해 『피로사회』『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김상욱의 과학공부』『빛의 물리학』『한국영화는 무엇을 보는가』 등 5권을 올해 읽을 「부산대 선정 이달의 도서」로 선정했다.

「부산대 선정 이달의 도서」첫 번째 독서 행사는 오는 7일 학내 인문관 야외 1층 필로티 공간에서 인문대학 불어불문학과 전광호 교수가 『피로사회』(한병철, 문학과지성사, 2012)를 소재로 강독과 토론으로 펼칠 예정이다.

김회용 교양교육원장은 “제1회 행사인만큼 부산대학교 지성의 상징이며, 지난해 대학자율화를 위해 투신한 국어국문학과 고 고현철 교수의 뜻을 기리는 차원에서 첫 번째 행사를 인문관 필로티에서 시작하게 됐다”며 “이후 나머지 특강은 모두 학내 성학관 101호에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피로사회』의 특강을 맡은 전광호 교수는 “과거의 사회가 ‘~해서는 안 된다’는 ‘금지’에 의해 이뤄진 부정의 사회였다면, 20세기 후반 이후 나타난 성과중심의 사회는 ‘할 수 있다’가 최상의 가치가 된 긍정의 사회”라고 지적했다. 그는 “긍정성의 사회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왜 우리는 여전히 진정 자유롭지 못한가’ ‘왜 우리는 행복하지 못한가’라는 의문에 대한 답을 ‘성과사회’와 ‘피로사회’라는 개념을 통해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 도서는 오는 27일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오찬호, 개마고원, 2013)라는 저서를 소재로 비정규직 교수인 여성연구소 이안나 박사의 ‘차별’에 대한 발제와 인문학적 관점에서 한국사회를 진단해볼 계획이다.

이 책의 저자는 상시적인 불안에 내몰린 20대들이 차별을 일상화하고, 자신에 대한 방어와 타인에 대한 공격을 일삼는 ‘괴물’로 변했다고 주장한다. 지금의 20대에게 위로만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현재를 냉철히 짚고 그 원인을 찾아보는 것이 더 긴요한 작업이라고 말한다.

이어 11월에는 올해 과학계의 뜨거운 주목을 받은 부산대학교의 두 물리학 연구자를 초청, 과학의 세계로 빠져들 계획이다. 각종 과학 칼럼과 에세이·강연으로 대중에게 친근히 다가서고 있는 부산대 물리교육과 김상욱 교수와 금세기 최고의 과학적 발견이라는 ‘중력파 탐지’에 성공한 국제공동연구팀의 물리학과 이창환 교수가 발표자로 나선다.

물리교육과 김상욱 교수는 내달 18일 자신의 저서 『김상욱의 과학공부』(김상욱, 동아시아, 2015)에 대한 주제를 발표한다. 김 교수는 과학 공식과 법칙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과학적 사고방식’에 대한 고민을 저서에 담았다. 과학과 인문학의 중간에서 그 경계를 흐트러뜨리며 다가올 ‘과학 인문학’ 시대의 첫 번째 안내자 역할을 해 줄 도서를 소개할 예정이다.

이어 이창환 교수는 같은 날 오후 『빛의 물리학』(EBS다큐프라임, 해나무, 2014)이라는 책으로 특강을 실시한다. 이 책은 화제의 다큐프로그램 EBS 다큐프라임 <빛의 물리학>을 단행본으로 엮은 책으로, 빛을 키워드로 삼아 현대 물리학의 두 축인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쉽게 소개한다.

마지막 도서인 『한국영화는 무엇을 보는가』(김경욱, 강, 2016)는 12월22일 예술문화영상학과 문관규 교수가 주제 발표를 맡았다. 이 책은 14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국제시장> 등 관객 동원에 성공한 한국 영화들을 통해 우리 시대의 욕망과 무의식을 이해하고자 한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