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입양 딸을 태워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는 A(47)씨가 3일 경기도 포천시 영중면의 한 야산에서 진행된 현장조사에서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할말이 없다"고 말했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A씨는 현장 조사에 앞서 "딸을 왜 살해했나"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고만 짧게 답했다. 죽은 딸에게 할 말을 묻자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 주범인 A씨의 정확한 시신 유기 장소를 찾기 위해 평소 A씨가 일하던 직장 근처 야산에서 현장검증을 벌였다. A씨와 양모 B(30)씨 등은 앞선 경찰 조사에서 지난달 29일 경기도 포천 소재 아파트에서 사망한 입양 딸의 시신을 이튿날 밤 포천의 한 산으로 옮겨 태운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딸을 살해하지는 않았다고 고의성은 부인 중이다. B씨는 "사건 당일(29일) 말을 듣지 않는 딸을 체벌한 뒤 외출했다가 오후 4시께 집에 돌아오니 아이가 숨을 제대로 못 쉬어서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사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검증을 마친 경찰은 살인 및 사체 손괴·유기 혐의로 A씨와 B씨 뿐만 아니라 이 부부와 함께 사는 C(19·여)양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수사에서 피의자들은 D양을 불태워 유기한 뒤 경기도 남동구 소래포구 축제장으로 이동해 아이를 잃어버렸다고 실종신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축제장을 배회하던 A씨는 소래포구 도착 약 4시간 만인 당일 오후 3시 40분께 112로 전화해 "축제에 왔다가 낮 12시께 딸을 잃어버렸다"고 거짓 신고를 했다. 양모 B씨는 딸의 친모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를 잃어버려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고 속였다.

하지만 경찰이 CCTV를 확인한 결과 애시당초 D양 없이 소래포구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거짓말이 들통나자 A씨는 "축제장이 소란스러워 아이를 잃어버렸다고 신고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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