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홍도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무허가 중국어선 화재사건 원인 규명에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목포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오전부터 화재가 발생한 무허가 선박 선장 양모(41)씨와 선원 13명을 무허가 조업 혐의로 입건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조사를 시작했다.

해경은 지난 29일 오전 9시 45분께 전남 신안군 홍도 남서쪽 70㎞ 해상에서 중국 180t급 유자망 어선 소감어 04012호를 검문검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화재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해경은 특히 섬광폭음탄을 조타실에 던진 직후 화재가 발생했으나 섬광탄이 화재의 직접요인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다른 화인이 있는지 조사한 방침이다.

해경은 섬광탄이 터져 화재가 발생한 사례가 거의 없었고 섬광탄이 터진 직후 곧바로 불길이 치솟은 점 등을 근거로 섬광탄 외의 조타실 내에 인화물질 등 다른 화재 원인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우선 양 선장과 선원들의 진술을 종합적으로 들은 뒤 선원들이 해경 검문 검색과정에서 실화나 고의로 불을 질렀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할 계획이다.

그러나 선장과 선원들이 미리 입을 맞춰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할 가능성도 있어 피의자 진술만으로는 사실을 규명하기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화재 발생 선박의 감식을 통한 화인규명 역시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해경은 강력한 압력의 경비정 소화포로 화재를 진화한 탓에 조타실 화재의 흔적이 다수 훼손돼 증거 파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국과수가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우려해 신중하게 화재감식을 실시할 것으로 보여 정확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수일의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해경은 "다소 시일이 걸리더라도 3명의 중국인 사망자가 발생한 만큼 정확한 화재원인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정하게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목포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pch8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