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비민주적…다양한 현장요구 해결하려면 새 노조 필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비민주성을 비판하며 새 교원노조 결성을 추진 중인 교사들이 오는 12월 서울에 새 노조를 출범하기로 했다.

이들은 노조 운영의 '민주성'을 강조하면서 합법적인 틀 안에서 교섭을 통해 승리하는 노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준비위원회'는 대영고등학교 천희완 교사를 대표로 선출하고 강령과 규약의 시안을 마련하는 등 새 교원노조 설립 활동을 공식적으로 시작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전교조의 민주성 상실을 비판하며 새 교원노조 결성 의사를 밝혔던 '교육노동운동 재편모임'(대표 김은형 전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의 서울 지역 모임 성격이다.

당시 재편모임은 언론에 배포한 성명서에서 연말까지 우선 서울 지역에서 노조를 출범시킨 뒤 수년 내에 지역별 모임이 연합한 전국 조직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준비위는 29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 회의실에서 발족 모임을 갖고 향후 창립할 '서울교사노조'의 규약·강령의 시안을 채택했다.

준비위는 오는 12월 8일에 새 노조 설립을 목표로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대표를 맡은 천 교사는 전교조 창립 초기 전교조 조사통계국장을 지냈고 2007∼2008년에는 참교육실장을 지낸 전교조의 지도부 출신이다.

그는 "전교조를 비롯한 교원노조가 많은 성과를 냈지만, 청년 교사들은 노조에 가입하기를 부담스러워 한다"며 "합법적이고 민주적이고 분권적인 새로운 교사노조의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서울교사노조 준비위는 최근 마련한 강령·규약의 시안에서 조합원의 의사결정 참여를 최대한 권장해 조합 내 민주주의를 실천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아울러 교사의 다양한 노조 설립과 가입을 촉진하고, 교사노조의 단결과 연대에 힘쓴다는 방침도 적시했다.

준비위 관계자는 "노조 활동을 합법적인 틀 안에서의 교섭에 초점을 두고 해나갈 계획"이라며 "교섭으로 승리하는 노조가 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50여 명이 합류한 서울교사노조 준비위는 12월 설립 때까지 최소 200여 명의 조합원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전교조는 이 같은 새 교원노조 설립 움직임을 조직을 분열시키는 행위로 보고 반발하고 있다.

전교조는 지난달 27일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다른 노조에 가입하면 조합원 자격을 박탈하는 내용의 규약을 신설해 통과시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울교사노조준비위 관계자는 "전교조가 사업운영이나 의사결정과정에서 비민주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조합원들이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들이 많았다"며 "시대의 다양한 교육현장의 요구들을 담아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 노조 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