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이 이순신을 만났다

(사)부산여해재단이 이끌어가는 이순신 학교가 10월 5일 오후 7시에 개교한다. 이순신 학교의 과정 중 이날 처음 문을 연 것은 ‘청년 이순신 아카데미’로 부산 동구 협성타워 7층에 마련된 교실에서 3개월간 진행된다. 청년 이순신 아카데미에 참여한 젊은이들은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된 25명.

강의 내용은 이순신의 삶과 생각이 기본 줄기이지만 젊은이들이 만나는 이순신은 과거의 역사적 인물이 아닌 현재와 미래의 이순신이다. 하루 강의시간 2시간 중 1시간은 토론식으로 진행된다. 이 토론과정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어 자신이 처한 상황과 우리 사회의 난제들에 대해 모범 답안이 아니라 자신만의 해법을 스스로 찾아가게 할 예정이다.

참여 젊은이들은 대학 1학년에서부터 취업준비생, 직장인까지 다양하다.25명중 여성이 11명이다. 이들은 이순신이 보여주었던 사랑, 정성, 정의, 자력이라는 삶의 가치를 가슴에 심어보겠다며 “더 정확하고 깊이있게 이순신을 만나고” “이순신의 위대한 삶의 가치를 실천하고 계승하기” 위해서라고 지원동기를 밝혔다.

“대한민국을 위해 이순신의 위대한 삶의 가치를 실천하고 계승하고 싶습니다.”(이예주 씨·23·여)

“현재 어지러운 세상을 살아가는 지금, 우리 사회에는 ‘충무공 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래의 바른 사회를 만들어가는 어른이 되고 싶어서 지원하게 됐습니다.(유현철씨·20)

“고민을 해결해보고자 여러 가지 경험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중에 이순신 정신을 배울수 있는 좋은 경험의 기회를 찾았고, 무기력한 나 자신을 이순신 정신으로 재무장할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했습니다”(김진석 씨·24)

강사진은 이순신 학교의 모태가 된 ‘이순신아카데미’를 수년간 계속해오고 있는 김종대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비롯, 정철원 부산여해재단 이사장(협성 르네상스 대표), 교수, 법조인, 기업CEO, 언론인 등으로 구성됐다. 아카데미 중간에는 이순신 전적지 탐방 및 봉사활동도 들어있다. 수료생에게는 수료증과 함께 구직과 사회활동을 돕는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순신 학교 개교 날을 10월 5일로 정한 이유는 이순신의 부산 대첩 승전기념일이자 부산 시민의 날이기도 한 이 날의 역사적 의미를 제대로 새기기 위해서다. 시민들이 잘 기억하지 못하는 부산대첩도 다시 한 번 더 생각해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날 개교식이 끝나면 바로 김종대 고문의 특강(‘오늘 우리는 왜 이순신을 배워야 하나’)이 준비돼 있다. 모든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N포 세대인 젊은이들이 이순신 학교를 수료하고 앞으로 어떤 인재로 사회 속에서 활동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부산여해재단은 ‘청년 이순신아카데미’에 이어 내년에는 유,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 이순신 학교’,시민을 대상으로 한 ‘시민 이순신 학교’도 개설할 계획이다.

부산여해재단은 지난 1월 창립총회를 가졌다. 회원은 부산 울산 경남지역 기업인, 대학교수, 법조인, 의사, 공직자, 언론인, 교사 등 50여 명이다. 초대 이사장은 정철원 협성르네상스 대표, 이순신 학교 학교장은 남송우 부경대 교수(전 부산문화재단 대표)이며 김종대 전 헌재 재판관은 고문직을 맡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