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은 175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청구된 구속영장이 29일 기각되자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향후 회사 경영 정상화에 매진하겠다는 입장을 짧게 밝혔다.

신 회장은 구속영장 기각이 결정된 뒤인 오전 4시 20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오며 취재진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전날 오전 10시께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출석한지 18시간여만이다.

신 회장은 "우리 그룹은 여러 가지 미흡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책임지고 고치겠다"면서 "좀 더 좋은 기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계획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더는 답하지 않고 준비된 차를 타고 청사를 빠져나갔다.

6월부터 롯데그룹 비리 관련 수사를 진행한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비리의 '정점'으로 판단한 신 회장에 대해 1천75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26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9일 새벽 "현재까지 수사 진행 내용과 경과,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한 법리상 다툼의 여지 등을 고려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 하루빨리 경영활동을 정상화해 고객과 협력사, 임직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검찰 수사로 불가피하게 위축됐던 투자 등 중장기 과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룹 측은 "보다 투명하고 신뢰받는 롯데가 되어 국가 경제와 사회에 기여하겠다"며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