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88개국 2천여명 '세계고혈압학회 서울 학술대회' 참가
국가 이미지 높이고 외화 벌이에도 긍정적 효과 기대

고혈압·심혈관질환과 관련해 전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국제학술대회가 서울에서 막을 올렸다.

24일 식전행사를 시작으로 29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계속되는 제26차 세계고혈압학회 학술대회는 전세계 고혈압 관련 전문가들이 총집결하는 '고혈압 올림픽'이다.

26일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88개국에서 온 외국인 2천명과 국내 참가자 1천500명 등 약 3천500명이 이번 학술대회 주요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

이는 3천며이 참가한 2012년 호주 시드니 대회를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한국 의료계의 위상과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데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조직위원회 측은 기대했다.

'유럽심혈관연구위원회와 호주고혈압연구위원회 조인트 미팅', '고혈압 치료에 의한 심혈관 발병 위험률을 낮추기 위한 지역적 특성' 등 세미나실과 강연장 곳곳에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심혈관질환은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사망 원인으로 꼽히며, 이를 유발하는데 종종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고혈압은 약물요법·식이요법·운동요법 등으로 조절은 가능하지만 완치는 어려운 대표적 만성질환이다.

본격적인 고령화 시대에 접어든 한국의 사회적 여건을 고려했을 때 이번 세계고혈압학회 개최를 통해 관련 질환의 중요성을 알리게 됐다는 점 자체가 매우 중요하다고 조직위원회는 강조했다.

특히 내일(27일)로 예정된 '서울 선언문 채택'은 각국 정부·의료학회·제약업계 등이 참여해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국제 공동 선언문을 채택한다는 점에서 이번 대회에서 가장 의미가 큰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 행사에는 세계고혈압학회와 대한고혈압학회뿐만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도 참여할 예정이다.

WHO는 고혈압 발병률이 좀처럼 낮아지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해 '2025년까지 고혈압에서 비롯된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25% 낮추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고혈압 올림픽'답게 제출된 학술 논문의 양도 엄청나다.

사전심사를 통과한 연구결과 1천348편이 학술대회에서 전시·구연 등으로 발표되며 '우수연구자'와 '젊은 연구자' 시상식도 열릴 예정이다.

김철호(분당서울대병원) 학술대회 조직위원장은 "8년 전인 2008년 쟁쟁한 경쟁국들을 제치고 학술대회 유치에 성공한 이후 내실 있는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왔다"며 "참가자를 늘리기 위해 그동안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홍보를 한 결과 이처럼 성대한 국제 학술대회가 서울에서 열리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김종진 조직위원회 사무총장(강동경희대병원)은 "학술대회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숙박·식사·관광 등에 쓴 비용도 엄청나 지역경제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이 같은 대규모 의료 관련 국제 학술대회는 앞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 사업에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k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