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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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시장에 밀려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던 국내 전통차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예로부터 약식동원(藥食同源)이란 식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는 다양한 영양분을 가진 식물과 치유 기능이 있는 물질을 활용해 전통차를 만들어왔다.

전통차는 율무차, 옥수수차, 감잎차, 유자차, 모과차, 국화차, 인삼차, 쌍화차, 감초차, 구기자차 등 그 종류만 해도 수십 가지가 넘는다. 한 가지 이상 효능을 갖고 있어 예전에는 몸이 아플 때 약용으로 쓰이던 것이 전통차이기도 하다. 웰빙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몸에 좋고,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전통차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방차를 트렌디하게 재해석한 블렌딩 티 카페 오가다 매장에서 만난 50대 사업가 박영숙 씨는 전통차의 매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일을 하다 보면 각종 바이어 미팅, 회의 등의 이유로 수시로 커피를 마셨어요. 그

과만성 수면장애와 위궤양에 시달렸죠. 물을 마실까 하고 생각했지만 좀처럼 습관이 잘 들지 않아 국산차를 마시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다소 밍밍하게 느껴졌지만 계속 마시다 보니 그 오묘한 향과 맛에 빠져 요즘은 시간이 나면 종종 전통차 카페에 들러 차를 마십니다. 전보다 속도 훨씬 편해졌어요.”

관련 식품업계 판매량도 늘어났다. 옥션에 따르면 지난 8월18일부터 9월18일까지 전통차 판매 신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일제히 상승했다. 오미자·구기자·한방차는 전년 대비 판매율이 54%나 올랐고, 보리차·결명자차는 21%, 차 선물세트는 10% 늘었다.

다양한 재료를 혼합해 색다른 향과 색을 겸비한 전통 블렌딩 티들도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가공 음료보다는 직접 내려 먹거나 블렌딩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선호가 바뀐 것이 주 요인이다. 이런 흐름에 따라 블렌딩 티를 내세운 업체들도 순항하고 있다. 오가다는 주요 매장의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블렌딩 티 전문업체인 티젠 역시 올해 하반기 전년 동기 대비 500% 이상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국내 대표 녹차 브랜드인 오설록 티 하우스는 ‘제주 녹차’를 이용한 차 음료를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오설록 관계자는 “소비자의 기호가 다양해짐에 따라 맛과 향이 각양각색인 블렌딩 티의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꽃과 과일 등을 녹차, 발효차, 한국적 후발효차 삼다연 베이스에 블렌딩한 다양한 블렌딩 티를 개발해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정 한경머니 기자 hoh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