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 국감자료…"2009년부터 계획만 세우고 집행은 미미"

학교 건물의 내진설계 적용이 너무 더딘 탓에 현재 속도대로 사업이 진행되면 181년이 걸려야 완료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조훈현 의원이 20일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내진 설계가 적용돼야 하는 건물은 3만1천797개다.

실제로 내진 설계가 적용된 건물은 7천553개(23.8%)다.

약 4분의 3에 달하는 2만4천244개(76.2%)는 내진 설계가 아직 적용되지 않았다.

정부가 올해 내진 설계로 보강할 계획인 학교 건물은 134개로, 내진 설계가 적용되지 않은 전체 건물의 0.6%에 불과하다.

조 의원은 "이런 속도로 내진 설계를 보강하면 모든 학교에 적용될 때까지 181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말했다.

조 의원에 따르면 정부는 2008년 중국 쓰촨성(四川省) 대지진이 발생한 이듬해 지진대해대책법을 제정해 모든 학교 건물에 대한 내진 보강에 착수했다.

쓰촨성 대지진 당시 학교 건물 약 7천개가 무너져 학생 5천300명이 숨지는 등 학교의 피해가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보강 작업은 2013년 152개, 2014년 55개, 2015년 74개로 매년 100개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

조 의원은 "대형 재난은 예방이 최우선이므로 교육부는 학교 건물 내진시설 보강 예산을 우선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