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회사 '정강' 자금 지출내역 중점 조사…관리인은 의혹 부인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비위 의혹과 이석수 특별감찰관의기밀 누설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이 우 수석 처가의 재산을 관리하는 인물로 알려진 삼남개발 이모 전무를 최근 여러 차례 불러 '가족회사 관련 의혹'을 집중 조사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별수사팀은 최근까지 수차례에 걸쳐 이 전무를 불러 우 수석의 가족회사인 '정강'의 자금 지출 내역과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정강은 우 수석(20%)과 부인(50%), 세 자녀(각각 10%씩)가 100% 지분을 가진 사실상의 개인회사다.

법인 등기상 사업 목적은 '부동산 매매 및 임대업', '투자업', '토목 시공업' 등이지만 현재는 부인이 대여금 형식으로 맡긴 70억원대 자금을 굴리는 자산관리 기능을 주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우 수석의 장인인 고(故) 이상달 삼남개발 회장의 친척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2008년 이 회장 사망 이후에도 삼남개발, 정강 등 우 수석 처가 쪽 재산 관리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그는 검찰에 나와 우 수석 가족이 회사 명의로 리스한 고급 외제차인 마세라티 등을 법인 사업 목적과 무관하게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정강 법인 자금을 통신비, 접대비 등 명목으로 빼 생활비로 썼다는 횡령·배임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정강이 임대한 마세라티 차량을 정강 최대주주인 우 수석 부인이 주로 탔다면서 개인회사인 정강이 리스한 차량을 최대주주가 이용한 것이어서 회사 사업 목적에 반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감찰관은 지난달 18일 우 수석 가족이 정강 자금을 쓴 것이 법률적으로 횡령·배임죄에 해당할 수 있다면서 김수남 검찰총장에게 수사의뢰한 바 있다.

이 밖에도 검찰은 ▲ 우 수석의 의경 아들의 보직 특혜 의혹 ▲ 우 수석 처가의 경기도 화성 땅 차명 보유 의혹 ▲ 넥슨코리아와 강남역 인근 땅 고가 거래 의혹 등에 관해서도 참고인 조사 등을 해오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 감찰관의 기밀 누설 의혹과 관련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조선일보 이명진 기자와 MBC 관계자 등 핵심 참고인들이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

검찰은 이 감찰관 및 그와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진 이 기자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에 맡겨 관련 기록의 복원을 시도했지만 큰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 감찰관과 조선일보 기자가 나눈 대화로 추정되는 내용이 MBC 보도로 알려졌지만 법률적으로 감찰 내용 누설이 있었는지를 판단하려면 해당 대화가 실제로 있었다는 사실을 물증이나 당사자들의 진술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