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부여군 고분군 발굴조사…3기 추가 발견

문화재청은 충남 부여 능산리고분군(사적 제14호)에서 왕릉급 무덤 2기의 구조를 확인하고,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던 무덤 3기를 추가로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능산리고분군은 백제시대 왕릉으로 추정되는 무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일제강점기 세 차례에 걸쳐 발굴조사가 진행돼 지금까지 17기의 고분이 확인됐다.

고분군 중앙에 8기의 고분이 있으며, 일제강점기인 1920년 간행된 보고서에는 이 무덤들을 기준으로 서쪽과 동쪽에 각각 4기와 5기의 고분이 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서쪽 무덤은 이번 조사를 통해 모두 7기로 늘어났다.

문화재청과 부여군은 지난 6월부터 능산리고분군 서쪽 지역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해 새로운 무덤 3기와 기록상에 있는 무덤 4기의 정확한 위치를 찾아내고, 그중 2기가 왕릉급 고분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번에 발굴조사가 이뤄진 무덤 2기는 지름이 15∼20m이며, 횡혈식 석실(橫穴式 石室, 굴식돌방무덤) 구조로 조성됐다.

백제의 왕릉급 무덤에서 발견되는 호석(護石, 무덤을 둘러싼 돌)이 확인됐고, 고분 입구에서 유골을 안치한 방까지 이어지는 연도(羨道)의 문 밖에서는 옻칠과 도금의 흔적이 있는 목관 조각과 금동 못이 나왔다.

또 목관의 수종은 무령왕릉 등에서 발견된 금송(金松)으로 밝혀졌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에 조사한 무덤 중 한 기는 일제강점기에 발굴이 끝났고, 다른 한 기는 처음 발굴했으나 도굴의 흔적이 역력했다"면서도 "봉분의 모양, 호석, 석실이 전체적으로 잘 남아 있어 사료로서의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에 발굴조사를 추가로 하면 백제 왕릉의 축조기법을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서현주 한국전통문화대 교수는 "무령왕릉 조사 이후 백제의 왕릉급 무덤을 발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추가로 발견한 무덤 3기도 왕릉급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실체는 향후 조사를 통해 밝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psh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