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에선 여진 아닌 대지진의 전조 가능성도 제기

경북 경주에서 잇따르고 있는 강진의 여진은 앞으로 수개월에서 1년 가까이 지속되고 규모 5.5의 여진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일부 전문가는 또 경주의 잦은 지진은 여진이 아니라 대지진을 예고하는 전진일 수 있어 다각도의 조사와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2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본진의 규모가 5.8로 큰 편에 속했기 때문에 여진의 규모가 5대 초반까지도 가능하다"며 "위치도 본진의 위치랑 유사하고 규모도 본진보다 적기 때문에 여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진의 기간은 짧게는 수주, 길게는 수개월까지 가능하다"며 "당분간은 여진을 안심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홍 교수는 초대형 대지진의 경우 여진이 몇 년씩 이어지기도 한다며 해외의 사례를 들었다.

2004년 일어난 규모 9.0 이상의 수마트라 대지진의 경우 여진이 7~8년 동안 이어졌으며 최대 규모는 6.0 정도였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경우에는 최대 규모 7.0 여진이 보고됐으며 지금도 여진이 있다고 알려졌다.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 역시 "현재까지도 일본 대지진의 영향이 있다"며 "경주 강진도 같은 원인"이라고 밝혔다.

지 센터장은 앞으로 생길 여진의 최대 규모가 5.5 정도까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경주 강진이 있었던 곳에서) 점차 남쪽으로 내려오며 여진이 발생할 것"이라며 "상당히 오랫동안 여진이 이어지겠지만,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여진이라면 1년 정도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번 지진을 '여진'으로만 규정짓지 말고 여러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손 교수는 "지진이 너무 잦은 것이 심상치 않다"면서 "'전진-본진-여진'은 지진이 모두 끝나고 규모로 판단하기 때문에 이번 지진이 여진인지, 아니면 대지진의 전진인지는 알 수 없으니 피해를 최소화할 방법부터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창환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역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여진은 보통 규모가 점점 줄어드는데 이번에는 오히려 늘어났다"며 "이는 아직 땅에 작용하는 힘이 사라지지 않은 것으로도 볼 수 있는 만큼 여러 가능성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일본 구마모토 지진 때도 규모가 큰 6.3짜리가 본진이라고 생각했지만, 며칠 뒤에 규모 7.3 정도의 지진이 나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며 사례를 들었다.

현재까지 경주 강진의 영향으로 발생한 여진은 400회 정도인 것으로 집계됐다.

기상청도 "추가로 여진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지진동이 계속 발생할 수 있으니 예의 주시하라"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