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귀성객도 팔 걷어붙여…경주시 응급복구에 1천350명 투입

"곧 태풍도 온다는데 지진 때문에 부서진 지붕을 하루빨리 수리해야죠. 다른 집도 상황이 비슷한데 2차 피해가 날까 걱정입니다."

지난 12일 규모 5.1∼5.8 지진이 잇따라 발생한 경북 경주에서 시민 등이 추석에도 피해복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게다가 오는 16일부터 제16호 태풍 '말라카스'(MALAKAS)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이자 경주시 등은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복구에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번 강진 진앙인 내남면에서는 연휴 첫날인 지난 14일부터 주민, 귀성객 등이 무너진 담과 지붕 등을 고치는 데 힘을 쏟았다.

기왓장이 와르르 쏟아져 버린 지붕을 천막으로 덮던 한 주민은 "지진으로 기왓장이 다 파헤쳐졌다"며 "태풍 영향으로 조만간 많은 비가 올 수도 있다는 소식에 수리를 미룰 수가 없다"고 말했다.

차례를 지내기 위해 고향 집을 찾은 아들, 며느리, 손주 등도 삽과 빗자루 등을 들고 부서진 아궁이 조각을 뜯어내거나 골목 등에 쌓인 흙을 쓸어냈다.

군인들도 마을회관 주변 무너진 돌담 등을 치우느라 굵은 땀을 흘렸다.

지진 발생 후 재난대책본부를 운영하는 경주시는 지난 14일부터 이틀 동안 군인 등 350여명과 굴삭기·덤프트럭을 동원해 주거지역과 황남동 오릉 등 유적지 주변에서 복구했다.

오는 16일에는 공무원, 군인, 자원봉사자 등 1천350명을 동원해 지진피해가 다수 발생한 첨성대 뒤편 한옥 지구 등을 응급 복구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지진피해 복구를 위한 예비비 3억원을 지원한다.

경주에서는 강진 이후 최근까지 규모 1.5∼5의 여진이 300회 이상 이어졌다.

또 재산 피해는 4천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시 관계자는 "태풍 영향으로 많은 비가 올 것으로 보여 가옥 누수 등 2차 피해 예방에 힘을 쏟겠다"며 "모든 가용자원을 투입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경주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su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