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줄어 어린이집 보육료수입 감소 우려…"운영비 보조 검토해야"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기지 않고 가정에서 직접 키울 때 지급하는 가정양육수당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이후 만 0∼1세 영아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경우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집 이용 영아의 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최근 전업주부의 어린이집 이용 시간을 줄이는 '맞춤형 보육'까지 도입된 만큼 원생의 수가 줄어든 어린이집에 대해 운영비 보전 등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14일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펴낸 '2016년도 국가 주요사업 집행점검·평가'에 따르면 어린이집의 '0세반'(전년도 1월 이후 출생)을 이용하는 영아의 수는 2012년 17만7천757명에서 2015년 13만7천117명으로 22.9%나 줄었다.

이 기간 전체 어린이집 이용 영아수는 0.9%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는 가정양육수당의 지급 대상이 소득하위 15%였던 것이 2013년 3월 전계층으로 확대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가정양육수당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을 이용하지 않고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경우 0∼84개월 아동에 대해 지급된다.

만 0세(0∼11개월)에 월 20만원, 만 1세(12∼23개월) 15만원, 만 2∼7세(24∼84개월) 10만원을 나눠준다.

보고서는 "주양육자와의 애착형성 저하 등 영아의 어린이집 이용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하고자 도입된 가정양육수당의 조처가 일정 부분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처럼 어린이집의 영아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맞춤형 보육까지 실시돼 일부 어린이집이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 시행된 맞춤형 보육은 0∼2세반(연나이 3세 이하) 영아에 대한 보육 체계를 하루 12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는 '종일반'과 하루 최대 6시간에 필요할 경우 월 15시간 긴급보육바우처 추가 이용이 가능한 '맞춤반'으로 이원화하는 것이다.

전업주부(구직·재학·직업훈련·장애 등의 사유를 입증하거나 다자녀, 다문화, 저소득층, 조손가구 등은 종일반 이용 가능) 등 장시간 어린이집 이용 수요가 없다고 판단되는 사람은 맞춤반을 이용해야 한다.

맞춤반 이용 아동에 대해서는 어린이집에 지급되는 보육료가 낮아진다.

보고서는 "맞춤형 보육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어린이집 공급 과잉 실태를 파악해 보육서비스의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도록 조치해야 한다"며 "맞춤형보육 전담 민간·가정 어린이집을 지정해 운영비의 일부를 보조해주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