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두고 대한민국의 안전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2일 경북 경주에서 국내 지진 관측 사상 가장 강력한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해 피해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대규모 인명 및 재산 피해는 없지만 경주 월성원자력발전 1~4호기 가동이 정지됐다. 국내 간판기업인 삼성과 현대자동차의 반도체 및 자동차 생산라인도 한때 멈춰 섰다.

국민안전처는 이번 지진으로 전국에서 14명이 부상하고 재산 피해 642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13일 발표했다. 부상자는 TV와 신발장 등이 떨어져 가벼운 상처를 입은 사람이 대부분이다. 건물 균열(146건), 수도배관 파열(31건), 도로균열(66건) 등 재산 피해 신고도 들어왔다.

정부는 지진 발생 직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해 사고 수습 및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일시적으로 가동을 중단했던 삼성전자 구미공장과 기흥·화성 반도체 공장, 구미 LG디스플레이 공장과 울산 현대차 공장, SK하이닉스의 이천·청주공장은 정상 가동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월성원전 1~4호기를 수동 정지한 뒤 정밀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추석 연휴 ‘민족 대이동’을 앞두고 철도와 도로 등 교통망 비상 점검에 들어갔다.

기상청은 강력한 여진은 더 이상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서울 등 대도시 건물 중 지진에 견디도록 설계된 곳의 비율(내진설계율)이 33%에 불과해 앞으로 닥칠지 모르는 강진에 대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