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부근 원자력발전소 밀집해 주의해야
홍태경 연세대 교수 "역대 최고 규모 오늘 지진이 '대지진'"


12일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은 5년여 전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최근 들어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센터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경주 지진 역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 센터장은 "일본 대지진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여진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다만 생각보다 자주 지진이 발생하는 것 같아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지질연 지진센터는 이날 경주 지진에 대한 지진원 분석을 통해 지진이 주향이동 단층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주향이동 단층은 좌우 방향으로 비스듬하게 뻗어있는데, 이 단층들 가운데 일부가 축적된 힘을 방출하면서 단층의 왼쪽과 오른쪽이 어긋나면서 지진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는 "부산에서 포항에 이르는 양산단층대와 평행하게 이어진 단층일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활성단층인 쓰시마 고토 단층은 역단층에 가까워 서로 성격이 다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지진의 전조가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단층들이 서로 연결돼 있지 않기 때문에 한반도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다.

그는 "전례가 없던 지진이 아니라, 과거에도 지진이 발생했던 지역이기 때문에 특이현상은 아니다"면서 "앞으로도 규모 5.5 이하의 지진은 더 일어날 수 있지만, 대형 지진은 일어나기 어려운 구조"라고 강조했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도 지 센터장과 같은 의견을 냈다.

손 교수는 "이번 지진의 원인은 양산단층대로 보인다"며 "1978년 지진 관측 이래 이 단층대에서 지진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손 교수 역시 한반도 대지진의 전조는 아니라면서도 "경주에는 원자력발전소도 있고 방사성폐기물 처분장(방폐장)도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규모 5.1 정도 지진이면 큰 피해는 없지만 자주 일어나면 문제고, 5.5가 넘을 경우 내진 설계가 안 된 건물은 무너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손 교수는 지난 9일 북한이 강행한 5차 핵실험이 이번 지진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한반도에서 지진이 연거푸 발생하고 있다"며 "양산단층 외에도 다른 가능성을 열고 정밀 분석을 해야 한다"고 이번 지진의 원인을 분석했다.

그는 다만 한반도 대지진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을 냈다.

홍 교수는 "오늘 지진의 규모가 한반도에서 관측된 지진 규모 중 가장 크다"며 "오늘 지진을 '대지진'이라고 할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홍 교수는 지난 2월 모델링으로 북한의 핵실험이 백두산의 화산 폭발을 촉발한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규모 7.0의 인공지진을 일으키는 핵실험이 진행되면 백두산 마그마방 안에 압력이 가해져 화산이 폭발할 가능성이 짙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7월 5일 오후 8시 33분께 울산 동구 동쪽 52㎞ 해상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해 전국에서 지진 진동이 감지되고 일부 주민이 놀라 대피하는 등 소동을 빚었다.

7월 발생한 울산 해상의 지진은 이와 다른 쓰시마-고토 단층의 영향으로 추정됐다.

(대전 서울 연합뉴스) 박주영 신선미 기자 jyoung@yna.co.kr, 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