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금 갔다" 신고 잇따라, 부산고교 야간 자율학습 중단
고리원전·남부발전·김해공항 "정상 운영중"


12일 발생한 두 차례의 지진으로 부산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인 80층 건물이 휘청거리고 63층 부산국제금융센터에는 대피령이 내려졌다.

부산소방본부에는 벽에 금이 갔다는 피해신고가 잇따르고 부산지역 학교는 야간자율학습을 중단하고 학생들을 귀가시켰다.

◇ 부산 마천루 휘청, 주민 불안
12일 오후 7시 44분께 경북 경주시 남서쪽 8㎞ 지점에서 발생한 규모 5.1의 지진이 부산 전역에서 감지됐다.

이어 8시 33분에는 규모 5.8로 처음보다 더 강한 지진동이 재차 감지됐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건물인 80층짜리 두산위브더제니스 33층에 사는 신모(56)씨는 "건물이 덜덜덜 떨리는 것이 느껴졌고, 화분과 장식품이 흔들거렸다"면서 "아이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70여 층짜리 아파트인 해운대 아이파크에서는 주민들이 지진동에 놀라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지인에게 안부 전화를 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주민 박모씨는 "한때 통화량이 폭주해서인지 전화도 되지 않고 카톡도 먹통이 돼 시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더 컸다"고 말했다.

해운대 한신휴플러스 아파트 13층 거주 김모(61·여)씨는 "두 번째 지진 때는 소파가 쿵쾅거리고 거실의 큰 화분이 기우뚱했다"면서 "너무 불안해서 일단 집밖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남구 문현동 63층짜리 부산국제금융센터에는 필수인력을 제외한 비상 대피령이 내려졌다.

◇ 벽에 금가고 유리 와장창…부산 고교 학생 귀가
이날 부산소방안전부에는 오후 10시 20분을 기준으로 지진과 관련된 신고가 6천594건이 접수됐다.

오후 8시 39분께는 중구 부평동의 한 족발집 건물 외벽에 금이 가고, 10여분 뒤인 48분께는 사상구 감전동의 한 아파트 계단에 금이 생겼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두 차례 지진에 부산 도시철도도 일시적으로 멈췄다.

도시철도 1∼4호선 모두 1차 전진 때는 5분, 2차 본진 때는 2분가량 피해 여부를 살피느라 운영을 임시중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교육청은 이날 야간자율학습을 하는 고등학교에 학교장 재량으로 학생들을 조기 귀가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보통 오후 9시와 오후 10시에 각각 야간자율학습을 마치는 1·2학년생과 3학년생들은 오후 8시 40분 이후 서둘러 귀가했다.

◇ 고리원전·남부발전·김해공항 "정상 운영 중"
고리원자력 본부는 이번 지진으로 인해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계획 예방정비 중인 고리2호기와 신고리2호기는 가동이 중지된 상태이고, 나머지 4기(고리1·3·4호기, 신고리1호기)는 모두 정상 가동하고 있다.

고리원전은 "진도 6.5∼7.0 규모의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추가적인 여진에 대비해 중요지점에서 시설점검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리원전 직원들은 지진이 발생하자 비상소집돼 발전소로 복귀해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부산 김해공항, 신항만과 북항, 감천화력발전소에도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 재난상황실은 "주요 시설을 중심으로 점검을 진행하고 있으면 현재까지 이들 시설에 피해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들어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rea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