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가운데서도 폐암은 치료가 어려운 암으로 꼽힌다.

폐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2014년 기준 1만7천177명으로 전체 암 사망자 가운데 1위(22.8%)고 5년 생존율은 주요 암 가운데 2번째로 낮다.

지난 1월 발표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폐암 환자 중 절반 정도인 47.3%는 다른 장기에 전이된 4기(말기)에 발견됐다.

다른 장기에 전이된 상태로 발견되면 치료가 잘 안 되고 재발도 잘 될 수밖에 없다.

12일 정부가 제3차 국가암관리종합계획의 핵심으로 폐암 검진을 무료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것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율을 높이고,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점차 낮춰나가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복지부는 폐암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고위험 흡연군을 대상으로 저선량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무료 검진 시범사업을 할 계획이다.

저선량 흉부 CT는 일반적으로 방사선량이 10분의 1로 낮아 해상도가 떨어지지만, 종양 같은 결절을 발견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

일단 결절이 발견되면 크기와 모양을 보고 필요하면 추적검사를 하거나 정밀 CT를 찍을 수 있다.

시범사업 대상자는 55세 이상~74세 미만의 30갑년(Pack Year) 이상 흡연자 또는 30갑년 이상자로 금연한 지 1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이다.

갑년이란 하루 평균 담배소비량에 흡연기간을 곱한 것으로 1갑년은 365갑을 의미한다.

30갑년은 하루에 1갑씩 30년간 담배를 피웠다는 의미다.

검진방법, 대상자의 연령, 흡연 이력 기준은 2011년 미국 국립암연구소가 진행한 대규모 연구인 국가 폐 검진 임상연구(National Lung Screening Trial, NLST)를 근거로 삼았다.

NLST는 55세에서 74세 이상의 30갑년 이상 흡연자 5만3천454명으로 대상으로 평균 6.5년간 추적 관찰을 진행해 고위험 흡연군을 대상으로 한 폐암 검진의 효과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고위험 흡연자는 폐암 검진을 통해 약 10.6년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었다.

특히 흉부 엑스레이로 검진을 받은 사람에 비해 저선량 폐 CT로 검진을 받은 사람은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20% 낮았다.

복지부 권준욱 공공보건정책관은 "유럽에서 진행된 비슷한 연구의 경우 20갑년 이상을 검진 대상자로 삼았는데 검진으로 인해 폐암 사망률이 낮아졌다는 근거가 조금 약했다"고 설명했다.

폐암 검진 시범사업은 사전에 통보를 받았거나 금연프로그램 참가자를 대상으로 하며 기존 암 환자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는 제외된다.

흡연력 확인은 소변 검사, 과거 암 검진을 받았을 때 작성한 질문지, 건강영향조사 설문작성 결과, 병원 의무기록 등을 활용해 직간접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폐암 검진 시범사업에 참여한 사람들은 금연 교육을 이수한다는 조건으로 검진 결과를 통보받고 상담을 받게 된다.

시범사업은 국립암센터가 총괄하며 전국 8개 지역 암센터가 참가한다.

복지부는 폐암 검진 시범사업 수행을 위해 약 29억원의 예산을 확보한 상태며 대상자 규모는 예산과 검진기관 역량을 고려해 약 8천명 정도로 잡았다.

복지부는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2018년 이후에는 공공의료기관은 물론 전체 민간의료기관에서도 폐암 검진을 받을 수 있게 확대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권준욱 공공보건정책관은 "현재 암관리법시행령에 따라 위암, 간암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5대암을 무료로 검진받는 것처럼 2019년에는 연령과 흡연력 제한이 있겠지만 6대암 무료검진으로 전환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sujin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