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팀 리포트] 김헌기 경찰청 수사기획관 "상술과 범죄 경계선에 있는 중고차 영업…전담팀 꾸려 수사"
김헌기 경찰청 수사기획관(경무관·사진)은 경찰 조직을 대표하는 ‘수사통’으로 꼽힌다. 경찰대 2기 출신으로 인천지방경찰청 수사과장, 경찰청 지능범죄수사과장·강력범죄수사과장 등을 거쳤다.

중고차 매매 관련 불법행위 특별단속은 그의 작품이다. 김 기획관은 지난해 인천경찰청 제2부장 시절부터 인천 지역의 중고차 매매 불법행위 근절에 나섰다. 인천은 중고차 매매업체 300여곳이 영업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중고차 시장이다.

김 기획관은 “인천 중고차 매매단지는 허위 매물, 사기 등 각종 불법행위가 끊이지 않는 ‘악의 소굴’로 악명이 높았다”며 “수사 사각지대를 노리고 조직적으로 불법행위를 벌이는 일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 신고를 받고 막상 수사에 들어가면 거래 과정에서의 분쟁인지, 아니면 고의적인 사기 범죄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천경찰청에 전담팀을 꾸려 중고차 매매 불법행위에 대한 입체적이고 종합적인 수사를 지시했다. 김 기획관은 “악질 딜러는 유인책 영업책 등 단계별로 전문화된 조직 범죄자들이기 때문에 아무리 똑똑한 소비자라도 매장에 들어서면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를 뿌리 뽑으려면 전담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기획관은 “중고차 매매 불법행위는 상술과 범죄의 경계선에 있어서 단발적인 사건을 수사하면 범죄를 줄일 수 없다”며 “기존 피해 사례들을 분석하고 같은 피해가 반복되는 것을 막는 데 수사력을 집중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전국 수사팀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수사기획관에 발령 난 이후 중고차 매매 관련 전담팀을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전국의 중고차 매매단지 관할 경찰서에 158개의 전담수사팀을 꾸려 756명의 수사관이 오는 10월13일까지 100일간 특별단속을 벌이고 있다. 중고차 매매 시장에 대한 이 같은 특별단속은 처음 있는 일이다. 경찰은 지난달 말까지 특별단속을 통해 허위 매물, 대포차 등을 매매한 혐의로 425명을 검거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