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 조사…금감원도 압수수색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스(뉴스컴)를 수사 중인 검찰의 칼끝이 KB금융지주를 조준하면서 KB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박수환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이 KB국민은행과 KB금융 전직 수뇌부를 소환 조사해 뉴스컴과 KB의 관계를 정밀하게 들여다보면서다.

특히 박수환 뉴스컴 대표가 금융감독원에 대한 로비 명목 등으로 KB금융과 업계의 관행을 웃도는 거액의 홍보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칫 대형 비리로 비화하지 않을까 검찰 수사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2009년 10월 무렵 박수환 대표가 이끄는 뉴스컴과 홍보 계약을 체결했다.

해외 글로벌 지주 계획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컨설팅을 받기 위한 목적에서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금감원 검사에 대응하도록 법률사무 등을 해주겠다'는 조건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KB금융은 금감원의 종합검사를 받고 있었고, 이 검사를 잘 받게 해달라는 취지로 박 대표와 계약을 맺은 것이다.

검찰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이달 초 금융감독원을 압수수색했고, 관련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강정원 전 KB국민은행장에 대한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행장은 국민은행이 2008년 3월 카자흐스탄 BCC은행 지분을 인수할 당시 이사회를 설득하려고 BCC은행의 주가가 일정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추가 투자를 하지 않을 수 있다는 허위보고를 했다는 의혹을 사 금감원 감사를 받은 바 있다.

금감원은 당시 ▲BCC은행 인수 문제 ▲부적절한 영화투자에 따른 손실 ▲금전적 지원을 통한 사외이사 장악 의혹 ▲커버드본드 관련 손실 ▲부동산 PF대출 부실 확대 등을 조사한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압수수색과 관련 "강정원 전 행장과 관련해 금감원이 조사한 문서들을 검찰이 가지고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강 전 행장의 KB금융지주 회장 도전과 관련한 로비가 있었는지도 검찰의 수사 대상이다.

KB금융지주는 지난 2009년 10월 뉴스컴과의 계약 당시 황영기 지주 회장이 중도에 하차하면서 최인규 전 부사장이 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었다.

그러나 강 전 행장은 주력 계열사인 KB국민은행 수장으로 실질적인 일인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행장은 그해 12월 KB금융 회장으로 내정됐으나 공정성 시비와 당국의 고강도 조사에 부담을 느끼고 회장 내정자에서 사퇴한 바 있다.

검찰은 이러한 정황에서 박수환 대표가 KB금융지주 회장 인선과 관련해 모종의 역할을 했을지 여부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강 전 행장을 2차례 불러 참고인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뉴스컴은 2008년 11월부터 2009년 7월까지 금융위, 기획재정부, 한국은행과 홍보계약을 체결하는 등 당국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한국에 대한 부정적 기사에 대응하려고 기재부, 금융위, 한은이 공동으로 뉴스컴과 수의계약을 맺었으며 자문료는 매월 800만원 수준이었다.

계약서상 주요 활동은 국내 주재 주요 외신매체 상대, 워크숍 자문, 정책브리핑 지원, 자문 등이었으나 홍보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이유로 8개월만에 계약이 끝났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