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68·사법연수원 2기) 대법원장은 6일 현직 부장판사 뇌물수수 구속 사건과 관련해 "사법부를 대표해 국민 여러분께 끼친 심려에 대해 김피 사과드리며 앞으로 밝혀질 내용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양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초동 대법원청사에서 전체 대법관과 고위 법관 40여명이 참석해 열린 전국법원장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한 법관의 잘못된 처신이 법원 전체를 위태롭게 하고 모든 법관의 긍지와 자존심을 손상시키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서 '부장판사 뇌물수수 구속'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양승태 대법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서 '부장판사 뇌물수수 구속'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양 대법원장은 "가장 크게 실망하고 마음에 상처를 받은 사람은 묵묵히 사법부를 향해 변함없는 애정과 지지를 보내면서 법관이 우리 사회의 소금이 되기를 절실히 기대하고 믿어 온 국민들"이라며 "먼저 국민들께 머리 숙여 사과하고 깊은 자성과 절도 있는 자세로 법관의 도덕성에 대한 믿음을 줄 수 있도록 있는 힘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 대법원장은 "법관에게 청렴성은 다른 기관에 있어서의 청렴성과는 의미가 다르다.

그것은 법관의 존재 자체와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청렴성을 의심받는 법관이 양심을 가질 수 없고, 양심이 없는 법관이 공정한 재판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양 대법원장은 "청렴성에 관한 신뢰 없이는 사법부의 미래도, 법관의 명예도 없다"며 "오늘 회의가 사태의 전말을 정확하게 파악한 위에서 허심탄회한 회의를 통해 그 원인과 문제점을 진단해 더 이상 법관의 도덕성에 관한 논란이 일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당부했다.

대법원장이 법관 비리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이며 10년 만의 일이다.

윤관 전 원장이 1995년 2월 입찰보증금 횡령 등이 불거진 '인천지법 집달관 비리사건'으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후 2006년 8월에는 조관행 당시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법조 브로커 김홍수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돼 이용훈 당시 원장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hy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