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잠긴 다리 건너려다 수차례 미끄러진 뒤 또 들어갔다 급류 휩쓸려

울산에서 3일 하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최모(23)는 무모하게 물에 잠긴 다리를 건너려고 2번이나 시도했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는 이날 오전 7시께 울산시 북구 중산동 동천강 속심이교를 건너다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속심이교는 길이 105m, 폭 5m의 좁은 교량으로 하상에 건설돼 비가 오면 교량 상부가 물에 잠기는 잠수교다.

울산시 북구관제센터의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최씨는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기 직전 1차로 신발을 신은 채로 교량을 건너기 위해 무릎 깊이의 거센 강물 속으로 들어갔다.

최씨는 급류를 확인하고 다시 되돌아와 잠시 머뭇거리다 신발을 벗고 다시 하천을 건너기 위해 속심이교로 들어갔다가 실종 사고를 당했다.

사고 당시 울산은 호우주의보 속에 비가 거세게 내렸고 속심이교 교량 상판은 어른 무릎 높이 정도의 급류에 잠겨 형태를 알아보기 힘든 상황이었다.

최씨가 속심이교와 하천 전체를 비추는 CCTV에 처음 모습을 보인 것은 오전 6시 55분께.
북구 농소 홈플러스 쪽에서 속심이교를 건너려던 최씨는 속심이교 위를 흐르는 급류의 기세에 놀라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신발을 신은 채 조심스럽게 물살을 헤치고 교량을 건너기 시작했다.

약 40m를 건너던 최씨는 거센 물살에 몸을 가누지 못하자 도강을 포기하고 되돌아서 하천 밖으로 나온다.

최씨는 되돌아 나오면서 급류에 휩쓸려 3번 정도 넘어지기도 했다.

하천을 벗어나 CCTV에서 20∼30초 정도 사라졌던 최씨는 그러나 이내 다시 신발을 오른손에 들고 급류가 흐르는 하천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힘겹게 하천을 70여m 건너던 최씨는 2∼3번 미끄러지고 다시 균형을 잡는가 싶더니 세찬 급류가 흐르는 하류로 떠내려갔다.

사고는 최씨가 처음 하천에 모습을 보인 뒤 7분만인 7시 2분께 일어났다.

북구 관제센터 관계자는 "처음 하천에 들어갔을 때 급류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았을 텐데 왜 다시 들어갔는지 정말 안타깝다"며 "속심이교에서는 얕은 급류에서도 차량이 떠내려갈 정도로 물살에 세어 비가 오면 차량과 사람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북구, 소방본부, 경찰은 200여 명을 동원, 최씨 수색에 나서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lee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