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대구서 빗길 밤 교통사고로 10대 8명 사망
수막현상에 전조등 빛 반사…"각별히 조심해야!"


해가 뜨기 전 빗길을 달리던 자동차가 미끄러져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3일 오전 4시 25분께 대구시 달성군 논공읍 남리 5번 국도에서 현풍에서 화원 방향으로 달리던 K5(운전자 최모·19) 승용차가 오른쪽 옹벽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운전자 최군을 포함해 함께 타고 있던 10대 5명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겼으나 모두 숨졌다.

운전면허가 있는 최군이 렌터카를 몰다가 사고가 났다.

경찰은 사고를 전후해 대구 전역에 비가 내려 승용차가 미끄러지는 바람에 참사로 이어졌을 것으로 보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 6월 19일 오전 4시 10분께는 대구시 수성구 황금동에서 10대가 운전하던 SM5 승용차가 갓길에 서 있던 14t 화물차를 들이받았다.

승용차에 탄 10대 3명이 숨졌고, 운전을 한 10대는 크게 다쳤다.

사고가 날 당시 비가 내렸다.

운전자 혈중알코올농도는 0.063%였고, 승용차 뒷바퀴는 많이 닳아 있는 상태였다.

경찰은 술을 마시고 차를 몰던 운전자가 사고 지점 직전에 있는 두리봉터널을 빠져나오자마자 이어지는 곡선도로에서 미끄러지면서 갓길에 서 있던 트럭을 피하지 못하고 뒷부분을 들이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비가 오는 날 밤 시간대 교통사고는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빗길에서는 수막현상(빗물이 달리는 자동차 타이어와 지면 사이에 얇은 막을 형성해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현상)이 생기는 데다 전조등 불빛이 도로 표면에 있는 빗물에 반사돼 차선도 제대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과속, 타이어 불량, 운전미숙, 음주 운전 등이 겹치면 십중팔구 대형 참사가 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비 오는 날에는 제동거리가 평소보다 2∼3배 길어지는 만큼 평소보다 차 사이 거리를 많이 확보하고, 특히 밤에는 운행하는 차가 많지 않더라도 감속하고 음주 운전은 절대로 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leek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