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롯데쇼핑 사장)을 다음주 재소환하기로 했다. 검찰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소환 일정도 다음주 결정할 계획이다.

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롯데수사팀은 다음주 중반께 신 전 부회장을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지난 1일 오전 10시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신 전 부회장은 17시간이 넘는 조사를 받은 뒤 2일 오전 3시20분께 조사실을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 한국어를 전혀 못해 통역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며 “다음주 중반 한 번 더 소환해 조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 전 부회장은 2006년부터 작년까지 호텔롯데 롯데건설 등 계열사 7~8곳에 등기이사로 등록한 뒤 별다른 일을 하지 않고 400억원대 급여를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를 받고 있다. 그는 조사에서 급여가 지급되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고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의 재소환 조사에서 검찰은 지난해 동생 신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불거진 계열사 간 부당 자산거래, 일감 몰아주기, 비자금 조성 및 탈세 등의 의혹을 캐물을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달 25일 오전에 불러 다음날 아침까지 조사한 황 사장도 다음주 재소환한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정책본부에서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과 계열사 간 부당거래 등을 주도했다고 판단하고 있는 수사팀은 운영실장을 맡고 있는 황 사장을 상대로 관련 내용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수사의 정점인 신 회장 소환조사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신 회장이 일본 롯데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100억원대 급여를 받은 단서도 포착해 횡령 혐의 적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한신/고윤상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