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쉑쉑버거 사다 주세요"…심부름센터 신났다
서울 강남에 1호점을 낸 미국 유명 햄버거 체인점인 ‘쉐이크쉑(쉑쉑)’ 인기가 식지 않으면서 대신 줄을 서주는 잔심부름 업체를 이용하는 사람까지 늘고 있다. 지난 7월 개장 이후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쉑쉑버거를 맛보려면 한 시간 이상 줄을 서야 하는 진풍경이 지속되면서다.

2일 오전 11시30분께 서울 강남 교보타워 사거리 인근 쉑쉑버거 1호점 앞에는 수십 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매장 직원은 “손님이 몰리는 점심시간이라 지금 줄을 서면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기하는 고객 중에는 주로 맛집 배달을 하는 잔심부름 직원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한 심부름센터 관계자는 “쉑쉑버거를 배달해달라는 주문이 하루 40~100여건 들어오고 있다”며 “강남 일대 사무실 직원이나 대학생이 주요 고객”이라고 귀띔했다. 음식값에 배달비(㎞당 1만원)와 줄을 서는 ‘대기비용’(30분당 2000~5000원)만 추가하면 심부름센터 직원이 쉑쉑버거를 직접 구매해 배달해준다. 쉑쉑버거에는 자체 배달 서비스가 없다.

서울 역삼동 한 벤처기업 직원은 “휴대폰에 설치한 심부름센터 앱(응용프로그램)으로 햄버거 메뉴와 배달지, 배달 시간 등을 적어 주문하면 긴 줄을 서지 않고도 점심 때 쉑쉑버거를 사무실에서 맛볼 수 있다”며 “배달비(1만원)와 대기비용(1만5000원)은 2만5000원이 들지만 여러 명이 같이 분담해 냈다”고 말했다.

음식 배달과 같은 잔심부름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100곳 이상으로 추산된다. 원조격인 ‘강남 해주세요’를 비롯해 신생 업체들이 쏟아지면서 경쟁도 치열하다. 몇몇 업체는 쉑쉑버거 무료배달 이벤트 등의 행사를 할 정도다.

맛집 배달뿐 아니라 ‘마트에서 대신 장 보기’ ‘고장 난 전자기기 수리해 오기’ ‘콘서트 티켓 구매해주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 심부름업체 관계자는 “매년 하반기에는 ‘면접 때 입은 양복을 대여점에 반납해달라’ ‘입사 시험 끝나고 갈 맛집 줄 서달라’는 등 취업준비생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