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수산물을 고르고 있다. 올여름 내내 계속된 기록적인 폭염으로 양식장 피해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거제 지역에서 발생한 일명 '콜레라 사태'로 수산업계가 피해를 입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수산물을 고르고 있다. 올여름 내내 계속된 기록적인 폭염으로 양식장 피해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거제 지역에서 발생한 일명 '콜레라 사태'로 수산업계가 피해를 입고 있다. 연합뉴스
올여름 내내 계속된 기록적인 폭염으로 양식장 피해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거제 지역에서 발생한 일명 '콜레라 사태'로 수산업계가 울상이다.

2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전국 양식장에서 폐사한 어패류는 643만마리로 집계됐다.

보통 가두리양식장 등은 적정 수온이 22~24도이지만, 계속된 폭염으로 바닷물 온도가 30도를 오르내리는 등 이상 수온 현상이 계속되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었다.

피해액으로 따지면 85억원에 이른다.

이는 가장 큰 피해를 남겼던 지난 2013년(52억원)도 당시보다도 훨씬 큰 규모다.

다행히 매년 여름마다 양식장을 덮쳤던 적조의 경우 올해는 전남 일부 해역에서 발생하는 데 그치면서 여름철을 넘기는가 싶었지만, 때아닌 '콜레라 사태'가 수산업계의 발목을 잡았다.

최근 경남 거제 지역에서 해산물을 섭취한 3명이 콜레라에 걸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회 등 소비자들이 수산물 먹는 것을 꺼리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첫 번째 50대 환자는 거제로 놀러 가 간장게장, 양념게장, 전복회, 농어회 등 어패류를 섭취했고, 거제에 거주하는 두 번째 환자인 70대 여성은 인근 바다에서 잡은 삼치를 냉동했다가 하루 뒤 해동해 먹었다.

세 번째 환자 역시 거제 시내 수산물 가게에서 오징어와 정어리를 사 집에서 굽거나 데치는 등 직접 조리해 먹은 뒤 지난달 24일 설사 증상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심한 탈수로 급성신부전이 발생해 부산 동아대학교 병원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 후 퇴원했다.

이에 질본은 3명 모두 오염된 거제 연안에서 잡은 해산물을 섭취해 콜레라에 걸렸을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활어 등 수산물이 가장 많이 소비되는 가을·겨울 성수기를 앞둔 수산업계에 때아닌 불똥이 튄 것.
더욱이 수산물 수요가 증가하는 추석 대목을 앞둔 시점이어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수산물 판매점포를 운영하는 신모(53)씨는 "원래 한여름 비수기가 지난 후 폭염이 꺾일 때쯤 횟감을 찾는 손님이 많은데, 콜레라 뉴스 때문인지 작년보다 손님이 줄어든 것 같다"며 "서울은 관계가 없다는데도 벌써 이런데 상황이 장기화되면 피해가 더 커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수협 관계자는 "당장은 수요 급감으로 인한 가격 폭락 등의 피해는 수치상 집계되고 있지는 않지만 거제 지역을 중심으로 현장에서는 실제 어려움이 큰 것 같다"며 "얼마 전에는 횟집 등 일부 상인들이 전화를 걸어와 '소비자들의 오해가 없도록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오징어 생산자 어민단체인 대형기선저인망수협은 보도자료를 내고 "발병 경로가 아직도 불분명한 상태에서 오징어가 콜레라 발생 원인처럼 부각되고 있다"며 "고등어가 미세먼지의 주범인 양 보도되면서 어민들이 큰 피해를 입었던 것처럼, 특정 어종이 주범처럼 부각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어민과 수산업계가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수부는 2003년부터 어패류 양식장의 해수 및 수산물에 대한 오염조사를 하고 있으며 올해 실시된 조사에서 콜레라균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질병관리본부의 요청에 따라 거제 동부 해역에서 특별조사를 벌여 해수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현재까지 콜레라균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우려가 커짐에 따라 질본과 협조해 해양 플랑크톤도 콜레라균 검사를 하고, 해산물, 식품에 대한 검사도 확대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sh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