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시장 등 주민대표 8명 국방부 방문…"성주골프장 배치시 총궐기"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예정지인 경부 성주군과 인접한 김천시 주민 대표단이 1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만나 김천시와 가까운 성주골프장에 사드를 배치하는 방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박보생 김천시장을 포함한 김천 지역 주민 대표 8명은 이날 낮 12시 30분부터 오후 1시 40분까지 국방부 청사에서 한 장관을 면담했다.

김천 주민 대표단은 한 장관에게 "사드 배치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제3부지 선정을 위한) 3개 후보지 가운데 주민 피해가 적은 곳으로 부지를 선정해달라"고 요청했다.

국방부는 당초 한미 양국 군 당국 합의에 따라 성주 성산포대에 사드를 배치하기로 했지만, 성주군 요청에 따라 지난달 29일부터 사드 배치 장소를 위한 성주 내 제3부지 선정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제3부지 후보지는 초전면 성주골프장, 금수면 염속봉산, 수륜면 까치산 등 3곳이지만 김천시 바로 남쪽에 있는 성주골프장이 유력하다.

주민 대표단에 속한 김세운 사드 배치 반대 김천 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은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성주골프장은 3개 후보지 가운데 가장 김천과 가까운 곳"이라며 "이곳만큼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드 배치로 인체에 피해가 없다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1차 선정된 성산포대로 가는 게 국민에게 신뢰를 얻는 것"이라며 "성주골프장 배치를 강행할 경우 총궐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민 대표단은 한 장관과의 면담에서도 이런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민구 장관은 "한미 공동실무단이 성주 내 제3부지들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여러분의 이해와 지지를 바란다"며 "정부는 지역 주민의 의견을 경청하고 소통하는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원론적으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천 주민 대표단은 한 장관과의 면담에서 사드 배치를 위한 제3부지 선정 과정에 김천 주민들도 참가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고, 한 장관은 이에 즉답은 하지 않은 채 평가 결과가 나오면 김천 주민들에게도 알려주겠다고 밝혔다.

한 장관이 사드 배치 문제로 김천 주민들을 공식적으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부는 황희종 기획조정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10여명 규모의 국방협력단을 현지로 보내 김천과 성주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한편, 사드 배치 반대 김천 투쟁위를 포함한 김천 주민 약 900명(경찰 추산)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정부가 주민의 동의없이 사드 부지를 결정하고 여론에 밀려 제3후보지를 거론하는 등 일관성 없는 정책을 시행했다며 한민구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권영전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