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은 기존 환자와 유전형 동일, 의료 관련 감염 가능성 커

건국대 충주병원에서 혈액투석 치료를 받은 환자 중 3명이 법정 감염병인 C형간염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도 장갑 착용, 소독 등 감염관리 부실이 원인인 것으로 드러나 문제로 지적됐다.

1일 충북도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건국대 충주병원은 지난 7∼8월 혈액투석실을 이용한 기존 C형 간염 환자 1명 이외에 또 다른 환자 3명이 C형간염에 추가로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 병원의 혈액투석 환자는 모두 73명이며 건국대 충주병원에서 자체적으로 이들의 C형 간염 감염 여부 등을 조사해왔다.

건국대 충주병원은 C형 간염 환자 발생을 확인한 후 지난달 12일 역학조사를 의뢰했고, 질병관리본부는 의료 관련 감염 가능성이 있다면서 검체 분석에 나섰다.

검체 분석 결과 새로 확인된 C형 간염 환자 1명의 유전형이 기존 환자와 같은 '2a'이고 유전자 염기서열도 같다.

다만 나머지 환자 2명의 검체는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되지 않아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이 불가능하며, 의료 관련 감염 가능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는 해당 병원 혈액투석실 조사에서 세면대 부족, 투석시행 구역에서 약물 준비, 응급 시 장갑 미착용 등의 감염관리 원칙을 지키지 않은 점을 확인하고 개선 조치했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장에서 채취한 환경 검체 20건에 대해 검사를 진행했으나 C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C형간염은 혈액을 매개로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이다.

감염 경로는 주사기 공동 사용, 수혈, 혈액투석, 성접촉 등으로, 일상생활에서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주요 합병증으로는 만성 간 경변, 간암 등이 꼽히는데, 합병증 발생 이전에 조기 발견하면 치료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는 C형간염 감염관리를 위해 표본감시기관을 선정, C형간염에 걸린 환자 수를 확인하고 있다.

작년의 경우 전국 115개 병원에서 4천609명의 C형간염 환자가 확인됐고, 올해 1∼6월 183개 병원이 3천25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고 신고했다.

보건당국은 추가 환자 발생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건국대 충주병원의 C형간염 정기검사 주기를 기존 6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할 계획이다.

3명의 환자 중 마지막 환자가 확인된 게 지난달 1일인 만큼 C형간염 최대 잠복기인 내년 2월까지 혈액투석 환자들을 매달 검사하겠다는 것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의료기관들은 혈액 매개 감염병 발생을 막기 위해 장갑 착용, 청소·소독 등 기본 감염관리 원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서울연합뉴스) 심규석 오수진 기자 ks@yna.co.kr, sujin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