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 "사회 곳곳에 도전과 혁신의 바람 불게 해야죠"
“연세대 총장을 맡았던 1461일은 쉼 없는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이제는 대학을 넘어 사회 곳곳에 도전과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으려 합니다.”

정갑영 연세대 전 총장(사진)은 1일 서울 적선동 한국생산성본부 내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선생이자 교육행정가로서 해온 일들을 갈무리하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정 전 총장은 지난달 말 정년퇴임 후 연세대 명예 특임교수와 한국생산성본부 고문을 맡고 있다.

그는 2012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연세대 17대 총장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달 25일 두 권의 책을 냈다. 재직 기간인 1461일간 했던 600여회의 연설을 모아 엮은 1461일의 도전, 임기 중 추진한 과제와 성과들을 집대성한 대학 교육의 혁신이다. 정 전 총장은 “대학 총장이 가만히 앉아서 임기만 무사히 넘기겠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편한 직책이지만, 대학의 경쟁력 향상을 요구하는 학내 구성원들과 사회의 요구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송도 국제캠퍼스에 아시아 최초로 기숙형 대학(RC·residential college) 체제를 도입해 정착시킨 것을 최대 업적으로 꼽았다. 신촌캠퍼스 백양로 지상을 찻길 없는 녹지로 바꾸고 지하에는 교육·문화공간과 주차장 등을 확충한 ‘백양로 재창조 프로젝트’도 역점 사업으로 꼽았다. 그는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았지만 모두 연세대의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됐다”며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물심양면 도와준 2만2000여명의 후원자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정 전 총장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청조근정훈장을 받을 예정이다.

그는 지난달 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과 함께 사업재편계획 심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아 기업 구조조정을 돕는 역할을 하게 됐다. 사업재편계획 심의위원회는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을 지원하기 위한 기구다. 정 전 총장은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한국 주력산업들은 그간 체질개선보다 외형확대에 치중한 탓에 과잉공급 상황에 휘청이고 있다”며 “기업들이 구조조정할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강력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원로 지식인을 중심으로 이르면 내달 말 싱크탱크를 출범할 계획이다. 이름은 ‘FROM 100’이다. 미래(future), 위험(risk), 기회(opportunity), 행동(movement)의 머리글자에 100인으로 구성됐다는 의미의 숫자 100을 붙였다. 그는 “나아갈 방향을 잃은 사회에 이정표를 제시하는 지식인 집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