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KB금융 압수수색에 '당황'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스(뉴스컴)를 수사 중인 검찰의 칼끝이 업계를 정조준하면서 은행권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일부 은행과 금융지주가 뉴스컴과 거래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혹시나 문제가 될 소지가 있었는지를 파악하느라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팀은 31일 홍보대행사 뉴스컴과 거래한 SC제일은행과 KB금융지주를 압수수색했다.

검찰 수사관 수 명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SC제일은행 본점을 찾아 뉴스컴과의 거래 자료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SC제일은행은 2000년대 중반부터 지난 2014년까지 뉴스컴과 홍보대행 계약을 맺고 각종 사업을 진행해 왔다.

거래 기간이 길고, 요청하는 자료도 많아 압수수색이 오후 늦게까지 계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SC은행은 내부적으로 별다른 이상 징후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혹시나 '불똥'이 튀지 않을까 긴장하는 분위기다.

은행 관계자는 "검찰 관계자들이 찾아와 장시간 법무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며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관 2명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금융지주 본사도 찾아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검찰은 KB금융이 지난 2009년 해외 글로벌 지주 계획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뉴스컴과 거래를 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 관계자는 "뉴스컴이 해외 글로벌사와도 관련이 있어 약간의 교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2009년 1건의 거래를 제외하고 다른 거래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 압수수색 파장이 크지 않으리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지는 않았지만 한국씨티은행도 2005~2006년께 뉴스컴과 몇 건의 홍보계약을 한 적이 있어 검찰 수사의 향배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뉴스컴은 홍보조직이 약한 신생 외국계와 주로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검찰의 수사에 관련 은행들이 큰 부담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박수환 뉴스컴 대표는 정관계 인사들에게 남상태(66ㆍ구속기소) 전 사장의 연임 로비를 해주겠다고 제안한 뒤 대우조선으로부터 2009∼2011년 홍보대행비 및 자문료 등 명목으로 20억원가량을 챙긴 혐의로 지난 26일 구속됐다.

검찰은 박 대표가 언론인, 법조인, 기업인 등 사회 고위층 인사들과 탄탄한 인맥을 '무기'로 송사에 휘말리거나 위기 상황에 부닥친 대기업에 '위기관리 컨설팅'을 해 주겠다면서 접근해 일감을 따낸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