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고혈압 환자 80%는 질환 인지 못해
전국에 혈압·혈당 측정소 '레드서클존' 설치

30~40대는 경제 활동이 가장 활발하지만 만성질환 관리는 가장 저조한 연령대다.

흡연율과 음주율이 높고 나트륨 섭취도 많지만 자신이 타연령대에 비해 고혈압이나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등의 질병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유독 많다.

이처럼 만성질환 관리의 사각지대인 30~40대를 비롯해 국민이 혈압과 혈당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돕는 건강부스가 다음달 초 전국에서 운영된다.

질병관리본부(KCDC)는 9월 1~7일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 주간 행사를 열고 전국에 혈압과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레드서클 존'(Red Circle Zone)을 설치한다고 31일 밝혔다.

레드서클 존은 전 연령대 누구나 이용할 수 있지만 주로 건강관리에 취약한 30~40대 직장인을 '타깃'으로 운영된다.

전국의 시청, 보건소 등에 설치된 레드서클 존을 방문하면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측정하고 심뇌혈관질환의 예방 관리 방법을 소개받을 수 있다.

'레드서클'은 정부의 심혈관질환 예방 캠페인의 심벌로, 건강한 혈관을 상징한다.

2014년 기준으로 30대 이상 성인 4명 중 1명(25.5%)은 고혈압이고 10명 중 1명(10.2%)은 당뇨병을 앓고 있다.

또 7명 중 1명(14.6%)은 고콜레스테롤혈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고혈압 인지율은 65.9%로 고혈압 환자의 34.1%는 자신에게 고혈압 질환이 있는지를 모르고 있었으며 당뇨병과 고콜레스테롤혈증의 인지율 역시 71.9%, 51.6%에 그쳤다.

인지율은 특히 30~40대에서 낮았다.

고혈압 인지율은 30대가 19.3%, 40대가 41.6%로 전체 평균에 한참 못 미쳤으며 당뇨병 역시 30대와 40대의 인지율이 47.1%, 50.7%로 전체 평균보다 20%포인트 이상 낮았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인지율 역시 30대 17.7%, 40대 34.8% 등으로 전체 평균과 차이가 컸다.

그런데도 이 연령대의 건강생활 실천은 저조한 편이었다.

현재 흡연율, 고위험 음주율(1회 평균 음주량이 7잔<여성은 5잔> 이상이며 주 2회 이상 음주하는 사람의 분율), 나트륨 목표섭취량 이상 섭취자 분율 모두 전체 평균보다 높다.

KCDC는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비만 등은 심뇌혈관질환의 선행 질환으로, 적절히 관리하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으로 이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며 "건강관리 취약층인 30~40대에게 집중적으로 심혈관질환 관리의 중요성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