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차 단속 문자알림서비스 '불편한 진실'
서울 일부 자치구에서 시행하는 ‘주정차 단속 문자알림 서비스’를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다. 주정차 단속 문자알림 서비스는 단속 폐쇄회로(CC)TV가 설치된 지역에 진입한 차량 운전자에게 안내 문자를 보내는 서비스다. 문자 전송 이후 5분 내 차량을 이동하지 않으면 과태료(승용차 3만2000원, 승합차 4만원)가 부과된다.

이 서비스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5개 자치구에서 시행하고 있다. 2008년 동대문구를 시작으로 서초구, 영등포구, 마포구, 성동구 등으로 확대됐다. 지난달 알림 서비스를 도입한 성동구청 관계자는 “과태료를 부과하기보다 주민 스스로 불법 주정차 지역을 빠져나가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주정차 금지 지역인 줄 모르고 차를 세웠다가 과태료를 무는 주민도 상당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5분 이내면 괜찮다’는 인식이 커지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서비스의 허점을 악용한 ‘얌체족’도 늘고 있다. 일부 택시 운전사나 음식점 등의 발렛 파킹(대리 주차) 직원들 사이에선 문자 전송 이후 그 자리에서 차량을 앞뒤로 10㎝씩만 차량을 움직여도 과태료를 물지 않는다는 식의 ‘꿀팁’이 퍼져 있다.

서울시가 나서 각 구청에 해당 서비스를 폐지하거나 도입하지 말라고 요청하면서 이 서비스의 필요성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악용의 소지가 높아 서비스 도입을 논의하다 최근 백지화했다”고 말했다.

기술적인 문제점도 거론된다. 한 구청 관계자는 “문자가 엉뚱한 사람에게 전송되기도 하고, 날씨가 흐리면 차량 번호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표(票)를 의식한 구청장들이 제도 폐지에 소극적이라는 내부 비판도 있다”고 전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