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촌형 부회장' 회계법인이 외부감사…'아들보직' 의경·운행기록 조사
李감찰관 '기밀 누출' 의혹 관련 압수자료 검토·기자와 통화내역 분석


검찰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가족의 회삿돈 유용 의혹 규명을위해 자금 흐름을 면밀히 살피고, 가족회사인 '정강'과 같은 건물에 세들어있는 S회계법인의 특수관계 정황을 주목해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우 수석의 비위 의혹과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기밀 누출 의혹을 동시에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은 전날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S회계법인 사무실에서 정강의 재무제표를 비롯한 회계 및 세무 자료 등을 다수 확보했다.

S회계법인은 정강의 2015회계연도 외부감사를 맡은 곳이다.

앞서 회계업계에서는 S회계법인이 정강 대주주인 우 수석 부인 이모씨 등이 소유한 건물 일부를 빌려 쓰는 사실이 알려져 양측의 관계를 놓고 여러 관측과 해석이 나왔다.

S회계법인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C빌딩 2층을 쓴다.

이 건물은 우 수석 부인과 자매 3명, 모친의 공동 소유로 돼 있다.

우 수석(20%)과 부인(50%), 세 자녀(각각 10%씩)가 100% 지분을 가진 정강은 같은 건물 5층을 사무실로 사용한다.

우 수석의 6촌형으로 알려진 우모씨는 작년 S회계법인 설립 직후부터 부회장 직함으로 활동하다 최근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S법인은 '빅4' 가운데 하나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출신의 젊은 회계사들이 주축이 돼 작년에 설립된 소규모 법인이다.

업계에선 서울의 한 사립대 야간 MBA 과정을 밟았고 공인회계사가 아닌 우씨가 수주 업무를 주로 했을 것으로 본다.

S회계법인은 외부감사를 넘어 세무 컨설팅 등 우 수석 측의 재산관리 전반을 알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어제 정강 압수수색에서 유의미한 자료가 있었고 회계법인에서 상당히 많은 자료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수사팀은 우 수석과 관련한 여러 의혹의 일부 참고인을 조사하고 자료를 추가 확보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전날 우 수석 아들과 함께 서울경찰청 운전병으로 근무하는 동료 의무경찰 대원을 불러 우 수석 아들의 전입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서울경찰청 압수수색 과정에서 진술 협조가 가능하다는 답변에 따라 동료 의경을 검찰청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수사팀은 전날 이상철 서울경찰청 차장실과 의경계 사무실 등 서울경찰청도 압수수색했다.

현재 수경인 우 수석 아들이 이 차장 운전병으로 배치된 인사 발령 과정 및 휴가·외박 등 근무 여건에 특혜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아울러 검찰은 우 수석이 아들의 부대 재배치 전 서울경찰청 관계자들과 인사 관련 연락을 주고받았는지 등을 확인하고자 영장을 받아 우 수석의 휴대전화 통화내역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날 우 수석 가족이 사적으로 사용한 의혹이 제기된 정강 명의 마세라티 차량의 리스 계약서와 운행 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운행 녹화기기(일명 블랙박스)도 확보했다.

국세청으로부터도 정강과 우 수석 가족의 납세 기록을 넘겨받아 가족회사를 활용해 세금을 줄여 납부한 의혹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특별수사팀은 수사의 다른 한 축인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감찰 기밀 누설 의혹과 관련해서도 전날 압수한 감찰관 사무실의 각종 자료를 검토하면서 활동에 문제점이 없었는지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사팀은 이 감찰관과 조선일보 이모 기자에게서 압수한 휴대전화를 분석해 이들 사이에 실제 '기밀 누출' 통화가 이뤄졌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수사팀은 통화내역 분석 등이 마무리되는 대로 핵심 당사자나 관련자들을 통해 통화 경위, 내용 등에 관해 조사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