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KAIST·한양대 등 10∼60명씩…수능 등 기본 스팩 배제
일반인이 SW 배울 수 있는 통합 온라인 강의 서비스도 개발

소프트웨어(SW) 실력만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SW 특기자 전형'이 내년 입시부터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전국 14개 'SW 중심대학'에서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5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에서 SW 중심대학의 총장 등 고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며 2018학년도 대입에 SW 특기자 전형을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SW 특기자 전형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점수 등 '기본 스펙'을 배제하고 SW 제작 경험·관련 동아리 활동 등을 평가해 학생을 뽑는 것이 골자다.

세부 선발 방식은 학교마다 다르지만 자기소개서와 심층 면접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8학년도 선발 인원은 ▲ 국민대(10명) ▲ 서울여대(29명) ▲ KAIST(20명 내외) ▲ 한양대(13명) ▲ 부산대(10명) ▲ 동국대(14명) ▲ 가천대(15명) ▲ 경북대(6명) ▲ 고려대(12명) ▲ 서강대(16명) ▲ 성균관대(60명) ▲ 세종대(65명) ▲ 아주대(10명) ▲ 충남대(24명)에서 총 304명이다.

SW 특기자 전형은 올해 입시(2017학년도)에서도 KAIST 등 소수 SW 중심대학이 도입했지만, 전체 선발 정원이 30여명에 불과했다.

내년 입시에서는 이 인원이 300명대로 10배 가깝게 늘어나는 셈이다.

미래부는 2019학년도에는 SW 특기자 전형의 전체 정원을 438명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SW 중심대학의 연합체인 'SW 중심대학 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선발된 SW 특기자에게 전액 장학금·국외 연수·교수 특별 지도 등 혜택을 주겠다는 학교가 많아 전산 분야 인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전형에 최저수능학력기준을 적용할지는 대학 재량에 맡겨 학교별로 결정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올해 입시에서도 SW 특기자를 뽑는 KAIST는 최저 수능 등급을 요구하지 않는다.

한 SW 중심대학의 실무 담당 교수는 "특기자 선발에 점수 잣대를 따지면 제도의 취지가 퇴색한다는 주장과 최소한의 학력은 필요하다는 지적이 다 근거가 있는 만큼 학교마다 고민이 많다.

다른 전형보다 훨씬 관대한 등급 조건을 내거는 등의 절충안이 나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SW 중심대학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주춧돌로 꼽히는 SW 고급 인력을 키우자는 취지로 작년 도입됐다.

참여 학교는 SW 인재의 교육·연수 등에 매년 평균 국비 20억 원씩을 지원받는다.

미래부는 SW 중심대학을 현행 14곳에서 내년 20곳, 2019년 30곳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SW 중심대학들은 누구나 인터넷으로 SW 관련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온라인 강의 서비스(MOOC)를 내년 구축키로 했다.

컴퓨터 비전공자·직장인·예비 창업자 등에서 프로그래밍을 배우려는 수요가 대폭 늘어나는 만큼 대학이 'SW 지식 전도사'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KAIST 박현욱 교학부총장은 이와 관련해 "이미 온라인 공개 강의를 하는 대학들이 많으므로 시스템 구축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며 "강의 참가자가 코딩 실습을 하면 교수가 원격으로 실시간 코멘트를 주는 등의 첨단 기능 도입도 검토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참가 대학들은 내부 SW 커리큘럼(교과과정)을 공개해 다른 학교의 교육 혁신을 돕고, 취업 준비생과 직장인을 위해 맞춤형 교육과정과 SW 역량 인증제를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또 초·중·고교의 SW 학습을 지원하고자 학교별 SW 체험수업을 돕고 고교 동아리 지원과 청소년 SW 인재 육성 과정의 개발 등 조처를 추진키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