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태 책임자로 지목된 존 리(48) 전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 대표 측이 "안전성 검사가 이뤄지지 않은 사실을 몰랐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최창영 부장판사) 심리로 24일 열린 첫 공판에서 리 전 대표의 변호인은 "가습기 살균제 성분에 유해성이 있다고 (사전에)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리 전 대표는 2005년 12월 옥시 연구소장 조모(52·구속기소)씨에게서 살균제 제품의 '인체에 안전한 성분을 사용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도 안심' 등 문구를 바꾸거나 삭제해야 한다는 보고를 받고도 묵살한 혐의를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변호인은 "리 전 대표는 검찰이 공소사실에 기재한 것과 같은 (가습기 안전성과 관련한) 보고를 받지 않았고, 문제가 된 라벨은 리 전 대표가 옥시에 재직하기 전부터 쭉 사용돼왔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날 리 전 대표 사건을 기존에 진행해온 신현우 전 대표 사건과 병합해 심리했다.

이에 따라 옥시의 두 전 대표는 이날 처음 법정에서 함께 재판을 받았다.

옥시 최고경영자를 지낸 신 전 대표와 리 전 대표는 안전성 검사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PHMG가 함유된 가습기 살균제를 개발·판매해 사상자를 낸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로 재판에 넘겨졌다.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제품으로 인한 피해자는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 사망자 73명을 비롯해 181명으로 조사됐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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