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과 방송사들이 국제행사 불참을 통보하고 촬영일정을 무기한 연기하는 등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행사와 관광투어에 비상이 걸렸다. 사드(THAAD·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중국의 반발이 커지면서 당초 각종 국제행사에 참여하려던 기업들이 불참을 선언하고 있어서다.

23일 부산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광저우시 포산(佛山)여유국은 이달 부산과 제주에서 촬영하려던 ‘주강홍보대사경선’ 프로그램을 최근 취소했다. 중국판 ‘우리 결혼했어요’ 프로그램인 ‘여과애(如果愛)’ 부산 촬영도 무기한 연기했다.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제9회 부산국제광고제’에 참가하려던 중국 동영상 콘텐츠 제공업체인 아이치이도 불참을 통보해왔다. 광고제에 참가하려던 100여명 규모의 중국인 단체 방문객도 참가가 불투명하다고 행사 주최 측은 밝혔다. 오는 10월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6~15일)와 부산불꽃축제(22일),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1~23일)도 중국 정부의 비자 승인이 까다로워 중국 측 참가자들이 줄어들 것으로 시는 내다봤다.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는 하반기 한류 행사에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면 면세점과 호텔 등 지역 관광업계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이 큰 만큼 종합대책 마련에 나섰다. 여행객 모집 대책을 마련하고 축제와 행사를 연계한 공동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로 했다. 지역 면세점과 호텔은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그랜드세일 및 경품·마일리지 제공 등 유인 마케팅을 펴기로 했다.

시는 원아시아페스티벌의 성공 개최를 위해 중국 현지 여행사와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지로 모객 활동을 확대하는 한편 한류 테마 크루즈를 유치하고 출연진도 조기 발표하기로 했다. 부산불꽃축제는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전용 상품석 예매 대책을 수립하고, 예매가 부진할 경우 중국 이외의 다른 나라에 판매하기로 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