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 번식하기 좋은 환경…손씻기·익혀먹기·식재료 관리 중요

대표적인 후진국 감염병 중 하나인 콜레라 환자의 발생과 개학과 함께 쏟아지는 학교 집단 식중독의 공통적인 원인으로 올해 유난히 심한 더위와 부실한 위생 관리가 꼽힌다.

23일 질병관리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콜레라와 집단 식중독 모두 무더위에 번식력이 높아지는 세균과 관련이 있다.

콜레라는 세균에 의해 감염되고 최근 잇따른 학교 집단 식중독 모두 바이러스가 아닌 세균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날 국내에서 15년만에 처음으로 발생한 콜레라 환자로 발표된 A(59)씨의 경우 최근 경상남도 남해안 지역을 여행하던 중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여행 중 여러 식당에서 회와 조개 등 어패류를 섭취했다.

그동안 발생하지 않던 콜레라 환자가 나온 데에는 연일 계속되는 더운 날씨가 원인으로 뽑힌다.

폭염이 음식 속 콜레라균의 번식을 활발하게 했고 바닷물의 온도 상승도 콜레라균의 번식에 우호적이었다는 것이다.

정기석 KCDC 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콜레라는 몇천마리, 몇억마리의 세균이 입안으로 들어와야 걸리는데, (더위 때문에) 짧은 시간에 급격히 콜레라균이 번식한 것이 아닌가 추정한다"고 말했고 조은희 감염병관리과장도 "해수면의 온도 상승이 콜레라균 번식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정을 내놨다.

지난 22일 신고된 전국 5개 학교의 집단 식중독 발생 사고의 주범 역시 '무더위'가 지목된다.

식중독은 대장균 같은 세균이나 노로바이러스 같은 바이러스가 영향을 미치는데 이번에 집단 발병이 있었던 학교는 모두 대장균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바이러스와 달리 대장균 역시 높은 기온이 번식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어준다.

유무영 식약처 차장은 "모든 사례에서 병원성 대장균이 검출됐다"며 "황색포도상구균의 경우 36도에서 3시간 지나면 1마리가 식중독 발생 수준까지 증식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더위가 콜레라나 식중독 같은 세균성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인 만큼 예방책으로는 철저한 위생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두가지 질병 모두 철저한 위생 관리의 핵심은 손씻기와 익혀먹기, 그리고 제대로된 식재료 관리다.

KCDC는 콜레라 예방 수칙으로 ▲ 안전한 식수 ▲ 오염된 음식물 섭취 금지 ▲ 물과 음식물은 철저히 끓이거나 익혀서 섭취 ▲ 음식물 취급 전과 배변 뒤 30초 이상 손씻기를 제시했다.

특히 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음식물은 제공해서도, 섭취해서도 안된다.

집단 식중독 사건 역시 매년 신학기 시작과 함께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철저한 위생 관리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

8월 학교에서의 집단 식중독은 2014년 6건, 2015년 5건 발생했고 올해는 6건이 나왔다.

식약처는 상반기와 하반기 2차례씩 교육청, 지자체와 함께 학교 급식 위생점검을 하고 있지만, 매년 꾸준히 집단 식중독이 발생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조사가 더 진행돼야겠지만 개별 학교 단위로 집단 식중독이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식자재 납품업체의 문제라기보다는 학교에서의 위생 관리 부실이 문제였을 가능성이 크다"며 "무더위에 자칫 방심하면 식중독균이 증식할 수 있는 만큼 각 학교에서 식재료 보관과 시설, 개인위생 등에 대해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