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주호 경희대 국제캠퍼스 부총장 "기후변화·우주산업 등 미래사회에 필요한 연구 선도할 것"
황주호 경희대 국제캠퍼스 부총장(사진)은 경희대 이공계 혁신의 주인공이다. 오랜 기간 인문학 및 예술 분야를 중심으로 발전해온 경희대의 변신을 주도하고 있다. 황 부총장은 “내년 신설할 소프트웨어(SW)융합학과에서 처음 선보일 ‘애드 온 트랙(add-on track)’ 제도를 시작으로 경희대 이공계를 융·복합의 산실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과학을 강조한다고 들었습니다.

“당장 열매를 맺긴 어렵겠지만 미래사회 인류가 피할 수 없는 과제를 대학 차원에서 다루겠다는 것이 경희대의 목표입니다. 미래에너지, 기후변화, 우주산업 등이 대표적인 분야입니다. 경희대 이공계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선도 역할을 해왔고 플렉시블 나노소자,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 등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을 계획입니다.”

▷‘클러스터’라는 용어가 많이 나옵니다.

“보통 미래전략이라고 하면 당장 어떤 건물을 세우거나 대형과제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경희대가 추구하는 ‘클러스터’는 교육과 연구, 교수 충원, 예산투입 방향, 대형과제 생성 등 학내 모든 일을 한 방향으로 끌고가겠다는 일종의 지향점입니다. 자연스럽게 대형과제나 연구소가 생기고 학문 단위가 재조정되는 등 구체적인 행위가 뒤따를 겁니다. 건물부터 올리고 보자는 건 보여주기식에 불과해요.”

▷SW융합학과를 신설한다고요.

“미래과학 클러스터 추진 과정에서 경희대 최초로 애드 온 트랙 제도를 선보이는 학과입니다. ‘트랙’이란 학생이 진출을 희망하는 특정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과목들로 구성한 교과목 그룹을 뜻합니다. 예컨대 공연예술 분야 일을 하고 싶어 하는 공학도가 홀로그램, 자동제어, 유체역학 등 공학기술을 배우면서 문학, 스토리텔링, 무대미술 등을 배울 수 있는 과정이죠. 기존 복수전공·부전공의 경직성을 타파하고 ‘말랑말랑한 융합’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교육 방식도 바꾸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수학, 물리, 화학 등 기초과목은 30~40명 단위로 쪼개져 있던 여러 개의 반을 200명 규모 대형강의 한 개로 합치는 작업을 추진 중입니다. 기존 분반 체제에선 어떤 학생은 명교수에게, 어떤 학생은 강사에게 수업을 듣는 등 교육의 질을 일관되게 유지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성과가 어떤가요.

“지난 1학기에 수학 과목을 200명 규모 대형강의로 개설하고 명교수에게 강의를 맡기는 것으로 첫 단추를 끼웠습니다. 강의 후엔 튜토리얼(개별지도)식으로 그룹별 문제풀이 시간을 갖게 했고, 풀리지 않는 의문은 따로 해소할 수 있게 상담실을 설치했습니다. 대형강의는 수업의 질이 낮지 않으냐는 편견을 깨고 대성공했습니다. 앞으로 기초과목 전반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