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26일째 점거 농성이 이어지고 있는 본관 입구에 ‘학생들과의 대화를 기다리는 장소’라는 천막을 쳤다. 하지만 학생들은 “대화는 서면(書面)으로만 하겠다”고 거부했다.

최 총장은 22일 주요 보직자들과 함께 본관 서문 입구에 친 천막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학생들을 기다렸다. 지난 주말에는 학내 교수와 교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최근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모든 구성원의 입장과 의견을 살피겠다고 약속했다. 또 24일 재학생과의 대화 행사인 ‘총장과의 열린 대화’를 시작으로 졸업생 등 여러 학내 구성원과의 대화의 장을 정례적으로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하지만 농성 학생들은 “대면은 학생들에게 가능한 대화 방식이 아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들은 “학교와의 소통을 적극 바라지만 이번 시위에는 대표자가 없고 징계나 처벌, 심리적 압박으로 누구 하나도 나서기 힘들다”며 “지속적으로 서면 대화를 요청했음에도 총장은 거듭 면대면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