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도 피서인파 '몸살'…오후 9∼10시 정체 해소

일요일인 21일 서울 도심 곳곳은 가마솥더위에도 가족이나 친구 단위 시민과 외국 관광객 등 나들이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휴일을 즐기려는 인파가 대부분이었지만 이날 서울 수은주가 올여름 최고를 기록하며 많은 사람이 더위에 피로감을 호소했다.

시민들은 '익는듯한 더위'에 모자나 양산을 푹 눌러 쓰거나 연신 부채질을 하며 걷는 모습이었다.

강한 햇살 때문에 눈을 잘 뜨지 못해 손으로 눈을 가리거나 얼굴을 찡그린 채로 바삐 걸음을 옮기는 시민도 많았다.

직장인 김하종(27)씨는 "미술 전시를 보러 나왔는데 역에서 나와 잠깐 걷는 사이에도 살갗이 익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햇볕이 따갑고 덥다"며 "8월 말이 돼 가는데 언제쯤 더위가 누그러들지 너무 지친다"고 말했다.

야외 활동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영화관이나 쇼핑몰, 카페 등 시원한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는 시민도 많았다.

광화문의 한 카페는 발 디딜 틈 없이 손님들로 가득 찼다.

아이들과 함께 카페에 들른 박하영(35·여)씨는 "집에서 온종일 에어컨을 틀고 있을 수도 없고 답답해서 집 근처 카페로 나왔다"며 "오후가 지나 걸어 다닐 만 할 때까지 시간을 보내다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의 낮 기온은 36.6도까지 올라 올 여름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이밖에 수원 36.5도, 대전 34.9도, 광주 35.9도, 대구 33.9도, 부산 33.3도 등 전국 곳곳에서 낮 최고기온이 35도 안팎까지 치솟았다.

공식 기록은 아니지만 무인 자동기상관측망(AWS) 측정으로는 서울 서초구의 최고기온이 37.9도를 기록했고 경기 시흥 신현동 37.6도, 서울 양천구 37.3도, 전북 익산·여산 37.2도 등 37도 내외의 더위를 보인 곳이 많았다.

이날 오후 1시를 기해서는 경기지역 18개 시·군, 인천, 강원 화천 등에 내려진 폭염주의보가 경보로 대치되기도 했다.

폭염주의보는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 폭염경보는 35도 이상인 날이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할 때 각각 발령한다.

기상청은 "강원 영동과 경상동해안을 제외한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당분간 낮 기온이 35도 내외로 오르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주요 고속도로 상행선에서는 휴가를 마치고 돌아오는 피서객들이 몰리면서 정오 무렵부터 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가장 혼잡한 도로는 피서객들이 많이 몰리는 강원도에서 서울을 잇는 도로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영동고속도로는 인천 방향 새말나들목∼원주나들목 13.9㎞ 등 총 45.6㎞ 구간에서 가다 서기를 반복하고 있다.

서울양양(춘천)고속도로 서울 방향 강촌나들목∼설악나들목 15.5㎞ 등 총 35.3㎞ 구간에서도 차량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후 4시 기준으로 각 지역 요금소에서 서울 요금소까지 오는 차량의 예상 소요 시간은 강릉 5시간, 울산 4시간 27분, 대구 3시간 46분, 부산 4시간 26분, 대전 1시간 59분, 목포 4시간 20분, 광주 4시간 3분 등이다.

도로공사는 이날 하루 전체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은 382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중 37만대가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빠져나가고, 39만대가 수도권으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고속도로 정체는 오후 5∼6시께 절정에 다다랐다가 오후 9∼10시께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채새롬 기자 kj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