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판준비기일에 출석…공소사실·증거에 대한 입장은 안 밝혀

80억원대 비리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법정에서 다시 눈물을 보였다.

신 이사장은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현용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 하늘색 수의 차림으로 출석했다.

형사소송법상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반드시 출석할 필요는 없지만, 성실히 재판에 임하는 자세를 보이기 위해 직접 출석한 것으로 보인다.

수감번호 '393번'의 신 이사장은 수척해진 얼굴로 피고인석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방청석에서 이를 지켜보던 신 이사장 지인들도 함께 훌쩍였다.

신 이사장은 지난달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도 통곡을 하며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에도 자신이 왜 구속돼야 하느냐는 취지로 검찰에 불만을 터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재판장이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인 채 힘겹게 "네"라고 대답했다.

국민참여재판도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신 이사장의 변호인은 이날 "새로 선임돼 아직 변론준비가 완료되지 않았다"며 공소사실이나 증거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다음 달 1일 오전 공판준비기일을 한 번 더 열기로 했다.

신 이사장은 2007년 2월부터 올 5월까지 롯데백화점과 면세점 입점과 관련해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부정 청탁을 받고 35억5천여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아들 명의의 유통업체 등에 딸 3명을 이사나 감사로 이름을 올려놓고 급여 명목으로 35억6천여만원을 지급하게 하고, 이들 업체 자금 11억7천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드러났다.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