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삼호重·미포조선 노조 "31일부터 파업" 예고
행정지도 받은 미포노조 동참 어렵고, 회사별 현황도 달라 연대 힘들듯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3사 노조가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 준비에 들어갔다.

실제로 무기한 연대파업이 가능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이 파업은 조선위기 극복을 위한 그룹의 구조조정에 맞선 투쟁이다.

3사 노조는 지난 17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에서 승리하고, 그룹의 구조조정에 맞서 31일 연대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특히 "하루만 파업하는 것이 아니라 조선 3사에서 구조조정을 중단하고 올해 임단협을 타결할 때까지 파업을 계속한다"며 무기한 파업을 예고했다.

이들 노조는 "조선 3사가 모두 흑자를 내는 만큼 구조조정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는 백형록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강원식 현대미포조선 노조위원장, 유영창 현대삼호중공업 노조위원장이 모두 참석해 연대를 과시했다.

이에 따라 3사 노조는 파업 준비가 한창이다.

핵심 사업장인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달 15일 올해 임단협과 관련해 파업투표를 가결한 뒤 수시로 파업하고 있다.

임단협 쟁점에 대한 견해차와 조선위기 극복을 위한 회사의 분사 구조조정에 반발해 지난달 19일부터 나흘간 부분파업 했고, 이어 지난달 27일과 이달 16일, 18일에는 구조조정 부서 일부 조합원이 각각 파업했다.

때문에 3사 노조의 연대파업에도 현대중 노조가 선두에 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 회사 측은 노조가 자주 파업하지만 참여 조합원이 많지 않아 생산 차질은 거의 없다고 한다.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아직 파업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22일부터 사흘간 파업찬반투표를 벌인다.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여름휴가 직전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이어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고, 중앙쟁의대책위원회 구성하는 등 투쟁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노조는 "고용이 불안한 상황에서 19년 무쟁의 기록은 의미가 없으며, 총파업으로 맞서겠다"고 예고했다.

이 회사 노사는 지난해까지 19년 연속 무파업 타결을 이루었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에 신청한 노동쟁의 조정신청에서 노사간 교섭을 더 하라는 취지의 '행정지도' 명령을 18일 받았다.

이에 따라 파업 투표가 가결되더라도 당장 파업할 수 없고, 교섭부터 재개해야 한다.

31일 연대파업 참여가 불확실해진 것이다.

노조 관계자도 "중노위의 행정지도 때문에 당장 파업은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대삼호중공업 노조는 이달 초 임단협 교섭이 결렬되자 노동위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한 데 이어 쟁의대책위원회를 꾸렸다.

17일부터 19일까지 조합원 대상 파업찬반투표도 거쳤다.

3사 노조가 그룹 구조조정에 맞서 함께 투쟁 깃발은 올렸지만, 현대미포조선 노조 상황 등을 감안할 때 31일부터 매일, 또는 무기한 파업에 나서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각 사별로 임단협 교섭 일정과 속도, 노사의 상황 등도 다르다.

그러나 현재 현대중공업 노조처럼 구조조정 대상 일부 부서만 순환 파업하거나, 파업권이 없는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간부 중심으로 파업하는 등의 방법으로 3사 노조가 연대할 수는 있다.

이 경우 연대파업이라는 상징적 의미는 있겠지만, 파업 강도가 약해 회사의 손실은 거의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