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에 따른 노사화합 당부…인수 앞둔 사전작업 시각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이 18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을 방문해 노조와 만났다.

노사정 공동협약과 노사합동 희망콘서트 등 금호타이어가 예년과는 다른 노사관계를 보이는 와중에 가진 면담이어서 지역사회 안팎의 관심을 끌었다.

박삼구 회장은 이날 오전 금호타이어를 방문해 1노조·2노조 집행부들과 잇따라 면담했다.

금호타이어는 복수노조 체제를 갖고 있다.

1노조는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련 소속이며, 2노조는 민주노총 미가입 노조이다.

박삼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발표된 올해 상반기 실적악화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하반기에는 노사화합을 통한 실적 향상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55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44%나 떨어졌다.

타이어 3사 중 가장 적다.

매출액 역시 1조446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 감소했다.

노조도 최근의 노사화합 분위기를 견인해 올해 임단협과 매각 과정에서의 고용보장 등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노조가 최장기 파업을 했고 회사는 직장폐쇄로 맞서 노사관계가 최악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노사가 함께하는 희망콘서트를 열고 주말농장도 공동으로 운영하는 등 화합의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또 노사간 갈등을 파업이나 직장폐쇄보다는 평화적으로 해결하자는 노사정 공동협약까지 했다.

금호타이어 노사 관계가 어느 때보다 우호적인 시점에 박삼구 회장까지 1년 8개월만에 노조와 직접 만나 이같은 협력 분위기에 힘을 보탰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일 년에 두어 번 광주공장을 방문하셨고 특별한 사전 약속이 없으면 노조도 만나셨다"며 "이번 방문도 실적악화에 따른 분위기를 쇄신하고 폭염에 고생하는 직원들도 격려하는 차원이다"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통상적인 방문이라고 하지만 일각에서는 금호타이어 인수와 연결 짓고 있다.

형제 갈등이 마무리된 만큼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사전 정지작업에 나섰다는 시각이다.

박삼구 회장은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소송 취하로 7년여 간 이어진 형제간 갈등을 정리했다.

지역에서는 금호터미널과 금호기업 간 합병도 금호타이어 인수와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노조도 노조원의 생존권과 직결될 수 있는 문제인 만큼 채권단의 매각 과정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 매각을 앞둔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고용보장"이라며 "임단협에서도 이 부분이 주목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b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