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만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적성검사 주기를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갈수록 늘고 있는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이다. 경찰청은 이 같은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마련해 다음달 경찰위원회에 상정하고 연내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일반 운전자는 10년, 65세 이상(1종 기준, 2종은 70세 이상) 운전자는 5년마다 적성검사를 하도록 규정돼 있다. 경찰은 75세 이상 운전자에 대해선 적성검사 기간을 3년으로 단축하면서 교통안전교육도 권장사항에서 의무사항으로 바꾸기로 했다.

시력 청력 등 기본적인 검사만 하는 적성검사만으로 고령 운전자 사고를 막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운전자의 인지능력 저하를 파악하기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75세 이상 고령자는 적성검사와 함께 인지기능검사를 의무적으로 한다. 택시기사 이모씨(60)는 “30년 넘게 운전했지만 적성검사 때문에 면허가 취소된 사람은 주변에서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