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베트남인 애널리스트 부쑤언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베트남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2109달러였습니다. 1980년대 초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죠. 유교문화권 특유의 높은 교육열과 근면함, 경제성장에 대한 국민의 열망 등 한국과 비슷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국내 증권업계 유일의 베트남인 애널리스트 부쑤언토 씨(한국투자증권·35·사진)는 과거 한국과 비슷한 점을 근거로 들며 베트남의 경제성장을 낙관했다. 베트남 주식시장에 국내 투자자의 관심이 다시 높아지는 때여서 그의 보고서에 이목이 쏠린다.

부 연구원은 2005년 하노이국립대에서 법학과 한국어를 전공한 뒤 국민대 대학원에서 금융보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대 중반부터 베트남의 성장성을 눈여겨본 한국투자증권이 2010년 그를 스카우트했다.

부 연구원은 베트남에서 한국 관련 사업을 하는 부친 덕분에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한국을 접했다. 유학 오기 전 한국 기업의 베트남 현지법인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다. 2000년 베트남 주식시장이 처음 개장해 상장사가 3개밖에 없을 때부터 자본시장에 관심이 있었다. 대학 시절 주식 투자로 제법 돈도 벌었다. 베트남 주식시장엔 680여개 기업이 상장해 있다.

부 연구원은 “세계 각국 제조기업이 베트남으로 몰려오고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자본시장 개방, 안정적인 환율, 낮은 물가 수준 등을 고려하면 지속 성장할 시장”이라고 말했다. 2020년까지 베트남 경제성장률은 6.5~7%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지난 5월 총선으로 출범한 새 정부에 기대가 크다. 국영기업 민영화에 속도를 내고 경기부양 정책도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지난해 9월 외국인 주식투자 한도를 100%로 상향 조정했고, 내년에는 파생상품시장도 열 예정이다. 그는 “장기적 성장 펀더멘털(경제 기초여건)이 좋고 영국을 포함한 유럽 경제가 둔화해도 상대적으로 영향이 작다”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변수로 꼽았다. 부 연구원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신흥국 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하지만) 금리 인상이 경기 호조를 기반으로 한 것이라고 해석되면 일시적 충격에 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남아시장을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분석하기 위해 1년에 최소 5회 정도 출장을 간다. 호찌민과 하노이에선 정기 투자설명회를 열고 현지 기업을 탐방하며 시장조사도 하고 있다. 그는 “장기적으로 유망한 베트남 기업의 투자 유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